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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탄생 100주년 … 시낭송·노래 한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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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미당 서정주(1915∼2000·사진) 시인의 절창 중 다음과 같은 제목의 시가 있다. ‘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 그 연약한 잎들이 으깨지며 내는 빛깔과 향이 얼마나 매혹적이기에 시적 화자의 생존 욕망까지 부추긴다는 걸까. 탐미주의의 극치다.

 미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이 시의 제목을 딴 시낭송 공연이 열린다. 사단법인 미당기념사업회(이사장 김원)가 26일 오후 7시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1시간30분 동안 개최하는 ‘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이다. 공연은 숱한 절창을 남긴 대시인의 자취를 되새기기 위해 특정 경향에 치우치지 않은 범문단 차원, 나아가 문단을 뛰어넘는 범문화계 성격으로 치러진다.

 진보성향 작가단체인 작가회의 이사장 이시영 시인과 시인협회 문정희 회장, 문인협회 문효치 이사장이 미당의 시를 낭송하고, 인디밴드 커플디와 가수 장사익씨가 미당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각각 부른다. 생전 미당이 자신의 시에 대해 말하는 동영상과 각종 사진을 상영하고, 문학평론가 이남호 고려대 교수가 미당의 시 세계에 대한 헌사를 바친다. 시 낭송자 중에는 원로배우 오현경씨와 윤석화·전무송·손숙씨, 동국대 김희옥 총장, 동국대 정각원장 법타 스님도 포함돼 있다.

 특히 김 총장과 법타 스님, 민용태 전 고려대 교수 등은 본지가 올 초부터 단독 소개한 미당의 미발표시 네 편을 낭송한다. 본지 오피니언면 ‘나를 흔든 시 한 줄’을 통해 소개된 명사들의 미당 시 낭송 장면을 편집한 동영상도 보여준다. 공연을 기획한 동국대 윤재웅 교수는 “미당 선생님의 기일인 12월 24일까지 이어지는 여러 기념사업 중 첫 번째 행사다. 큰시인을 세련된 방식으로 기억하는 우리의 문화적 역량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선착순 무료 입장 . 문의 동국대 전략홍보실 02-2260-3023∼7.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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