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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는 언어·수리 사고력 강화, 비교과는 진로 탐색이 핵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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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올해 경기외고 영어과에 입학하는 박예림양, 민족사관고에 진학하는 김정재군, 한국과학영재학교 2학년 서호탁군(왼쪽부터).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 새 학기다. 특수목적고(특목고)나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로 진학하려는 중학생이라면 입시전략을 세울 때다. 특목고·자사고 입시의 3대 평가요소는 내신성적, 자기소개서, 면접이다. 각각 준비하려면 마음만 바쁘다. 해법은 맥을 꿰뚫는 줄기를 캐는 것이다. 탄탄한 진로 설정은 교과 공부와 비교과 활동의 의욕을 높이고 깊이를 더하게 한다. 경기외고·민족사관고·한국과학영재학교 합격생으로부터 중학교 때 무엇을 중점적으로 준비해야 하는지를 물어봤다.

학습 교양서적 읽으며 배경 지식 쌓아야

특목고 입시든 대학 입시든 꿈과 열정을 담아 꾸준히 실천한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정답을 맞추듯 단편적으로 외우고 문제를 푸는 태도는 설자리를 잃고 있다.

입시에서도 깊이 생각하고 서로 다른 개념을 엮어 다양한 해법을 찾는 창의융합 사고력을 점차 요구하고 있다. 청담어학원 분당브랜치 최승은 원장은 “특목고·자사고 지원자일수록 진로와 연결 지어 교과지식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공부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교과를 공부하면서 내신과 면접을 모두 잡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수한 내신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은 교과를 깊고 넓게 공부한 덕이라고 특목고 합격생들은 입을 모은다. 올해 경기외고 영어과에 입학하는 박예림양은 “과학과 역사도 영어 원서나 외국 교과서를 함께 읽으며 배경지식을 쌓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구과학을 공부할 때 교과서와 연계된 학습교양서적 『Earth-Shattering Earthquakes(지진이 우르르 쾅쾅)』을 함께 읽는 식이다. 박 양은 “수업 때는 독서 지식과 연결해 발표하고 복습할 땐 영어로 된 지구과학 교과서를 읽으며 배경지식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내신 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한 문제는 책이나 칼럼 같은 다양한 장르에서 나온다”며 “중 1때부터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대비해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읽는 훈련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학은 증명, 영어는 비판적 말하기

완벽한 내신성적을 관리하면서 지원 고교의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핵심 전형에 집중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김재규 CMS에듀케이션 영재관 총괄본부장은 “예를 들어 정성평가 체제에선 수학 실력을 보여주려면 수준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능력을 드러내야 한다”며 “학교 시험에선 실수를 줄이는데 집중하고 이에 더해 다양한 문제를 풀며 스스로 증명하는 식으로 공부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 2학년 서호탁군은 중학교 과학·수학 교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심화학습을 병행해 영재학교 2차 전형(창의적 문제해결능력 평가)을 대비했다. 서군은 “영재학교 2차 전형은 과학·수학이 중학교 수준이라지만 난도가 높은 편”이라며 “한국수학올림피아드를 함께 공부하며 논리 전개 과정을 배우고 고차원적인 해법능력을 익혀 2차를 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즘 영어 내신 수행평가에서도 변별력을 띄고 있다. ‘만들고 싶은 것을 정하고, 만드는 과정과 방법을 영어로 말하시오’, ‘좋아하는 인물에 대해 2분 동안 발표하시오’ 같은 식이다. 수행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평소 자신의 생각을 사례와 근거를 들어 창의적·논리적·비판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는 면접에도 도움된다. 3학년 1학기부턴 말하기를 본격 연습한다. 평소 교과 내용 속 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비판적·논리적으로 말해본다. 과학·수학 개념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연습도 좋다.

진로·학업 연계한 비교과 활동 넓혀야

성공적인 입시 준비를 위해서는 목표 학교가 구체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이에 맞춰 진로 경험 폭을 넓히고 맞춤 전략을 세운다. 해당 고교의 입학설명회나 방학 캠프에도 적극 참여한다. 이는 학업동기는 물론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대비한 진로를 세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고교 때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정해 관련된 교내 경시대회나 독서·토론대회에도 적극 참여한다. 동아리 활동은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 수단이다. 목표한 고교에서 운영되는 동아리 정보를 얻어 이와 연관된 중학교 동아리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민사고에 진학하는 김정재군은 중학시절 폭넓은 활동경험을 쌓아 까다로운 합격 문을 열었다. 민사고는 6300자의 자기소개서를 고수한다. 80분에 이르는 개별면접도 한다.

때문에 다양한 물음에 나를 잘 표현하려면 뒷받침해줄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김군은 중학교 때 교내 창의과학발명동아리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중2 땐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서 ‘정다면체 듀얼 탐구’를 주제로 체험부스를 운영해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이공계 진로활동으로 동아리의 국제 백신연구소 탐방도 추진했다. 김군은 “백신연구소 탐방, 수학·과학 프로젝트 연구, KAIST(한국과학기술원) 캠프 참여 등으로 진로나 학업 관련 활동을 꾸준히 쌓았다”며 “축구부 주장, 댄스 동아리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한 것이 사고의 폭을 넓히는 촉매가 됐다”고 설명했다.

글=봉아름 객원기자
사진=서주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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