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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 장학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엊그제 신문기사중 눈에 확띄는것이 있었다.
1천명의 자연계열 대학생에게 연간 1백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문교부의 방침에관한 기사였다.
우수한 젊은이들의 인문사회계로 흐르는 물줄기를 이공계쪽으로 돌려보자는 의도에서 그같은 구상이 나왔다고한다.
이같은 방침은 만시지탄이 있긴하지만 극히 고무적이 아닐수없다.
이미 대학사회에서는 오래전부터 우수한 과학자를 길러내기위해 장학금제도를 확장하고 번역등의 특혜가 있어야한다고 주장해온 터이지만 이것들이 이제 실현단계에 있는것이다.
80년에 접어들면서 나라살림뿐아니라 백성의 살림살이도 괄목하게 나아졌다.
이나라를 방문했던 「레이건」 대통령은 우리가 성취한 경제성장을 「기적」이라 했지만 이에 반론을 편사람은 없을것 같다.
다만 우라가 발전할수 있었던 토대가 싼 노임과 남의나라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같은 칭송을 했는지는 분명치가 않다.
노임이 오르면 기우뚱해야하고, 얻어오기 점점 어려위지는 선진국 기술을 모방할 기회가 없게되어도 기우뚱해질 경제구조를 지니고 있는것이 우리의실정이고 보면 그의 지나친 칭송은 오히려 쑥스럽고 부담스럽기만 하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약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바로하지 않으면 영영 국제경쟁에서 낙오된다는것을 잘알고 있다.
그때문에 국가원수가 주재하는 기술진흥 확대회의를 설치했고, 첨단과학기술의 전략적 육성사업도 의욕적으로 착수하게 된것이다.
경제부흥을 의해서나 과학과기술의 진흥을 의해 과감하게 투자하게된 것은 이싯점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보면서도 그동안 과학기술을 이끌고 갈 인력형성에 너무 소홀해온것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된다.
해방후 수많은 이공계대학생들이 배출되었지만 능력있고 질이좋은 학자들은 극히 드물었다.
이때문에 우리는 근간에 인력의 부족을 절감하고있다.
이같은 현상은 종전에 과학기술분야가 우수한 젊은이들에게 별로 매력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어져왔기 때문이라고하겠다.
따라서 이번의 문교부의 구상은 문제점의 정곡을 꿰뚫어본 결과에서 얻어진것 이라고믿는다.
다만 지난 세대를 풍미하던 배금사상과 관권우위사상이 그대로 사회에 남아 있다고 할 때, 이같은 장학제도가 얼마나 도움이 될것인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유능한 젊은이를 과학자나 공학자가 되게하기 의해서는 장학금제도외에 더 크고 어려운문제들이 아직도 남아 있고, 그것들이 해결되어야한다는 것쯤은 정부도 알고 있으리라보며, 다만 장학금제도는 그같은 문제점해결의 첫번째 조치라고믿고싶다.
우선 들수있는 문제점들 가운데 하나는 시설확충에 의한 교육환경의 조성이라 하겠다.
차관에의해 현재 실험용기기가 들어오고있고 또는 협정단계의 차관사업이있는 것으로 알고있지만 그 액수는 결코 우리나라전체대학의 실험시설을 갖추게하는데 충족하지가 않다.
결국 우수한 젊은이를 끌어들인다고해도 교육여건이 부실할때 본래의뜻을 살릴수는 없는것이다.
고급인력이될 석사나 박사를 길러내기 의한 연구용시설은 더욱 부실하다.
이때문에 자신이 양성한 박사를 외국산 박사앞에 자신있게 내놓지 못하고, 교수 공채때에는 국산박사학위의 평가절하현상을 목격하게되며 그때마다 안타까움을 가눌수가 없다.
하기야 충족한 실험실에서 풍족한 실험기재를 이용해서 잘고 닦은 지식을 부실한 환경에서 자란 지식과 겨룬다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이라 할수있다.
이 처럼 외제학위의 우대현상은 우리나라가 특히 두드러진다.
일본만 해도 저들대학의 학위에 대한 긍지와 자만은 대단하다.
그만큼 그들은 석·박사학위의 제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가령 실험시설을 갖춘다고 하더라도 석사한사람은 1백50만원, 박사는2백만원이있어야 학위논문을 꾸밀 실험을 할수있다.
근래 갑자기 석·박사 과정생이 증가하여 이 때문에 교수는 여러명의 학생들을 떠말게 되는데 그때마다 교수들은 당혹을 느끼게 된다.
그 까닭은 지도하는 석·박사를 실험하게 할 자금 염출이 막연하거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공계학생에 대한 특별고려가 구상되고 있음은 시의적절하지만 이 기회에 교육설보완과 대학원생양성을 위한 연구자금의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고려가 있기를 바란다.
또하나 지적할수있는것은 과학기술자가 대우를 받을수있는사회풍토의 조성이다.
정책·행정·경영의 책임있는 자리에 과학적치밀성과 정확성이 십분활을될수있도록 더많은 테크너크래트의등을이 소망스럽다.
이같은 퐁토가 바로 우수한 젊은이로하여금 과학기술자가 되게하는 보다 빠른 방책이라는것을 첨언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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