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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테니스 (탁구+테니스) 재미에 푹 빠졌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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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달 29일 대구 신천둔치에서 열린 프리테니스 대회에서 주부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10일 대구시 산격동의 한 헬스클럽. 중년 남녀 4명이 낮은 그물을 가운데에 두고 둥근 라켓으로 상대 진영에 공을 넘기느라 좁은 코트를 쉴새 없이 움직인다. 발리(Volley)와 공의 역회전 등 묘기가 나올 때는 환호성이 터진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다. 탁구와 테니스를 결합한 신종 레포츠인 '프리테니스(Free Tennis)를 즐기는 모습이다.

입문 6개월째인 주부 김종순(40.북구 산격동)씨는 "뚱뚱한 편이었는데, 5㎏이나 빠져 날아갈 것 같다"며 "틈만 나면 프리테니스를 즐긴다"고 말했다. 이순화(42)씨는 "6개월 만에 잔병이 없어질 정도로 건강해졌다"고 했다. 이씨는 "배우기 쉽고 과격하지 않아 중년 여성에게 적합한 것 같다"고 소개했다.

프리테니스가 요즘 대구에서 인기다. 좁은 장소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탁구.테니스의 묘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달서구 대곡동 모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9월 중순부터 아파트 단지 농구장에 코트를 만들어 즐기고 있다.

비가 오면 실내 탁구장에 선을 그어서 한다. 동호회 회원도 30여명으로 늘었다. 주부 양옥이(54)씨는 "3개 코트를 먼저 차지하려고 아침마다 야단"이라며 "TV 보지 않고 운동하니 주부들 얼굴에 생기가 돈다"며 활짝 웃었다.

남산초교는 강사를 초빙, 한달 전부터 학생 20여 명을 지도하고 있으며, 북구생활체육협의회는 수강생을 모집, 강습회를 열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29일 대구 신천둔치에서는 대구 대회가 열렸다. 이날 봉덕.남산초교와 경상공고생, 북구.달서구동호회원 등 100여명이 출전해 성황을 이뤘다.

대구에서 프리테니스가 인기 있는 것은 북구생활체육협의회 정한근(56.자영업) 이사의 노력 덕분. 정씨는 2003년 일본 여행 중 목격한 프리테니스를 지난해 10월 도입, 대구 등 전국에 보급하고 있다.

정씨는 "대구 북.수성구에 이어 연내에 동.서.중.달서구생활체육협의회가 구성된다"면서 "내년에는 전국 규모의 대회 개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테니스=코트는 4×7m로 테니스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라켓은 탁구.테니스 라켓의 중간 정도 크기다. 공은 테니스 공보다 작은 고무공(지름 5.5㎝)을 사용한다. 공을 튀겨서 서브를 넣으며, 11점 또는 21점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보통. 상급자는 상대방이 반격하지 못하게 발리(Volley).역회전 등의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일본에선 1977년 연맹이 처음 대회를 개최한 이래 직장.학교.클럽에서 80만명이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규칙은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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