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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군초소 1km전방까지 시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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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시찰
「레이건」대통령이 탑승한 방탄리무진이 비무장지대 (DMZ)의 콜리어 관측소로 향하자백악관 경호요원들이 리무진의 전후좌우로 바짝 붙어서 함께 걸어갔으며 리무진 바로 뒤에는 특수무기와 특등사수를 포함한 전술요원들이 탄트럭이 뒤따르는등 철통같은 경비조치가 취해졌다.
관측소에 도착한「레이건」대통령은 망원경으로 북한의「시범부락」을 관찰하던중 『주민은 살지않는 선전용 마을』이라는 설명에『마치 할리우드의 영화세트같다』고 농담.
이어 순찰분대원과 만난자리에서 『귀국하면 여러분이 얼마나 증요한 역할을 하고있는가를 미국민에게 전하겠다. 여러분의 방위태세가 완벽할수록 무기를 쓸기회는 적어진다』 며 분발을 당부했다고「스피크TM」부대변인이 전했다.
미국대통령이 한국에 와서 전방미군기지를 방문하는것은 하나의 관례로 되어왔으나 비무장지대 안에 들어가기는「레이건」대통령이 처음.
「낸시」여사는「레이건」대통령의 DMZ시찰계획에 두려움을 느꼈으며 그래서 그 계획이 취소되기를 희망했다고 대통령의 보좌관이 밝혔다.
캠프 콜리어 시찰을 마치고 예정보다 10여분 늦게 캠프리버티벨로 돌아온「레이건」대통령은 M-16집총자세로 도열한 1천여 미군장병들에게 약13분에 걸쳐 미리 준비한 연설을 했다.
『미국에 있는 여러분의 가족과 친구들을 대신해서 감사와 격려를 전달키위해 이곳을 직접 방문케됐다』고 서두를 꺼낸「레이건」대통령은『한반도의 비무장지대야말로 자유는 신에의해서만 수호될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서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지역』이라고 강조.
「레이건」대통령은 또 76년8월18일 판문점의 도끼만행사건을 상기시키면서『그런 행위는 결코 되풀이 될수는 없을것』이라고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 경고.
연설이 끝난뒤「레이건」대통령은 공식수행원들과 구내식당까지 걸어가 사병들틈에 끼어 줄을서서 기다렸다가 차례가 오자 트레이에 햄버거·감자튀김·옥수수볶음과 파이를 담아 식탁으로 가져와 서있던 1백여명의 사병들에게 착석을 권한 뒤 식사를 들었다.
식사도중「레이건」대통령은 동석한 사병들에게 『어떻게 지내느냐』『불편한 점은 없느냐』 는등 가벼운 대화를 주고 받았다.

<미군부대시찰>
「레이건」대통령은 방한 이틀째를 맞아 13일상오 중서부전선 최전방에 위치한 미제2보병사단소속 캠프리버티벨을 방문, 미군장병들을 격려했다.
상오10시45분께 미군헬리콥터편으로 연병장에 내린「레이건」대통령은 부근에 마련된 야외예배장으로가 대기중이던 3백여명의 장병과함께 일요예배를 올렸다.
이날 시찰에는「슐츠」국무장관,「스피크스」백악관부대변인, 「워커」 주한미대사,「세네월드」한미연합사령관,「루이스·C·매네터라」한미연합 야전 사령관(중장)등이 수행 했으며 3백50여명의 내·외신기자들이 취재.

<한국군부대시찰>
한국군 2127부대에 도착한「레이건」대통령은 예하부대인 백마부대 장병들의 퍼레이드와 태권도 시범을 참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윤성민국방장관·황영시육군참모총장과 부대장등의 영접을 받은「레이건」 대통령이 도착할때 21발의 예포가 발사됐고 양국 국가가 연주됐다. 퍼레이드중 태극기와 성조기가 사열대앞을 통과하자 「레이건」대통령은 거수로 경례.
사열후「레이건」대통령은 부대장에게 『멋있고 힘찬 사열이었다』 고 찬사. 행사 사회자는 이부대가 6·25당시 백마고지전투에서 중공군3개사단을 격파해 백마부대로 불린다고 설명하고 특히 이 부대는 월남전에서 66년부터 7년동안 미군과 함께 전투를 벌여 용명을 떨쳤다고소개.
태권도시범중 특히 장병들이 입을 모아 지르는 함성에 압도된듯한 표정을 지은「레이건」 대통령은 장병들이 이마와 팔꿈치로 15장의 기왓장을 깨뜨릴때와 4명1조의 자유대련모습에는『마치 스턴트맨 같다』『최고다』라고 감탄사를 연발.

<2차정상회담>
13일 저녁 6시부터 청와대에서 열린 2차 한미정상회담에서 전두환대통령은 이날 낮「레이건」대통령이 최전방GP(초소)를 방문한것은 대단히 놀라운 사건이라며 GP방문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설명.
전대통령는『처음「레이건」대통령의 GP방문계획을 들었을때 경호관계상 가급적 가시지 않도록 요청케 했었다』면서『GP란 적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하나의 작은 기지이기 때문에 적이 주야간에 기습하거나 사격을 가해와 피해를 입는등 위험한곳』이라고 지적.
전대통령은 장성들도 GP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부대지휘관의 승인을 받고 GP경찰복을 입어야만 한다면서 이런곳에 미국대통령이 들어가신 것은 큰 사건이며,「레이건」대통령이 평화와 자유수호를 위한 강한의지와 용기가 없이는 절대불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
전대통령은「레이건」대통령이 GP에 들어가 있는동안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포병을 비롯한 모든 부대에 즉각 대처할수있도록 지시를 내리고 수시로 상황보고를 받았다고 말하고 「레이건」대통령이 무사히 GP에서 나오셨다는 보고를 듣고서야 안심했다면서「레이건」대통령의 용기와 자유와 평화유지를 위한 높은의지에 박수를 보내자』고 말해 좌중에서 큰 박수가 있었다.
「레이건」대통령은『본인의 전방 방문동안 그렇게 심려를 끼쳐 미안하며, 그같은 배려에 감사한다』고 말하고『전방방문에서 한미양국군의 충천하는 사기를 목격하고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피력.
그는 또『GP가 그처럼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우리 내자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농을해 웃음.
「레이건」대통령은『전방에서 한국군의 태권도시범을 보니 기왓장 15장을 일격에 깨는데 나 같으면 쇠망치로 해도 어려울것』이라고 경탄하면서 한미양국처럼 긴밀하게 협력이 잘되는 나라나 협조가 잘되는 군대는 이 세상에 없을것이라고 강조.
「레이건」대통령은 이번 한국방문에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며 작별인사를 하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아쉬워 『다시 봅시다』라는 인사로 작별을 하고 떠나고자 한다고 인사.

<청와대 고별예방>
전대통령 내외는 14일상오 9시55분 청와대 현관에서 작별인사차 예방한「레이건」대통령내외를 맞아 포옹으로 영접해 인삼차를 들며 잠시 환담.
전대통령이『오늘뵈니 더젊어보인다』고 하자「레이건」대통령은『감사하다』고 답례.
이어 인삼차가 들어오자「낸시」여사가『인삼차냐』고 물으며 관심을 보이자 전대통령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홍삼을 제일 좋아하는데 들어보셨느냐』고 묻고『없다』는 대답에 『홍삼을 보내드리도록 하라』고 관계관에게 지시.
이때「낸시」여사가『홍삼이 인삼과 어떻게 다르냐』고 물어 이순자여사가『인삼중에서 뿌리가 좋은 것을 골라 쪄서 만든것으로 값이 보통 인삼보다 6배나 비싸다』고 설명하자 「낸시」여사는『질도 6배나 더좋겠죠』라고해 웃음.
이에 양국정상내외가 각각 승용차에 동승. 팡파르속에 공항을 향해 청와대를 떠날때 비서실직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레이건」대통령내외를 전송.

<프레스센터>
문공부는 롯데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들에게 음료·간식등을 무료제공하는등 편의를 제공해왔는데 13일 저녁에는 프레스센터앞 2층 로비에 뷔페를 마련해 외신기자들을 대접.
브리핑을 끝내고나온「래리·스피크스」백악관부대변인은 이자리에 있던 이진직문공장관에게 『이같이 많은 기자가 한자리에 모여식사를 하는것을 본일이 없다』고 감사의 뜻을표시.

<사진>남북대치 확인하는 레이건/13일낮 비무장지대내미군 콜리어초소의 모래부대를 쌓아놓은 관측소에서 쌍안경으로 북한쪽 지역과 남쪽 지역을 살핀「레이건」미대통령은 주민이 살지않는 북한쪽 선전용 건물을 보고는『할리우드의 영화세트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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