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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안보 직결" 명문화 돋보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로널드·레이건」미대통령은 이번방한중 줄것은 주고 받을것은 받는 시원스러움을 보였다. 그는 주요연설과 한미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을 통하여 안보와 외교면에 있어서 한국에 대한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정치와 경제면에 있어서 미국의 당부사항을 솔직이 표명하였다.
공동성명에서 나타난 미국의 대한안보공약은 과거의 어느 성명에서 보다도 강력한 것이다. 「레이건」대통령은 주한미군을 계속 유지할뿐만 아니라 그 전력을 강화시킬것이며 한국군의 현대화와 전투능력 향상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또 한국의 안보는 미국안보에「직결(Vital)」된다고 천명한바 미국의 대통령이 한국과 관련하여 이러한 표현을 쓴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또 한국의 안보가 동북아안보에「중추적(Pivotal)」인 존재라고 지적함으로써 지역안보에 있어서의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고있다.
외교면에 있어서「레이건」대통령은 한국정부가 정책적 목표의 하나로 삼고있는 남북한 교차접촉의 원칙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하였다. 이로써 미국은 한국이 다소 우러하던 일방적인 대북한접근의 가능성을 배제해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은 아웅산 묘소사건을 계기로 북한과의 외교관접근을 금지시킨바 있다.
동시에 공동성명은 미얀마참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남북한간의 대화재개와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을 위하여 계속 노력할것을 다짐하고 있다.「레이건」대통령의 또하나의「외교적 선물」은 태평양지역협력에 관한것이다.
그는 공동성명을 통하여 태평양지역 협력체 구성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지역의 결속을 위하여「모든 수준」에 있어서의 교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것은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태평양 정상회담의 간접적인 지지의 표현으로 볼수 있다.
이번 한미공동성명에서 눈에 띄는 것중의 하나는 국내정치에 관한 언급이다.
즉, 한미양국대통령은『자유, 그리고 자유와 개방및 정치적 안정에 기여하는 제도의 수호와 강화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있다.
「레이건」대통령은 12일의 국회연설에서『민주정치제도의 계속적인 발전은 진정한 안보의 기초』가 됨을 강조하였고, 각계인사들과의 리셉션에서 행한 연설에서도『한국에서 민주주의의 신장을 향한 계속적인 전진은 한미양국간의 유대를 강화할것』임을 지적하였다. 「카터」전행정부의「비생산적인 인권정책」에 비판적인「레이건」대통령이 타국의 정치문제에 관여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점이 있으나 1984년의 대통령선거운동을 앞두고 동맹국의 정치발전에 충분한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비난가능성에 민감한것이라고 이해할수 있다.
「레이건」대통령이 받는 각광에 가려 응당한 관심을 받지못한 사람들로 그가 대동한「슐츠」국무장관, 「맥내마」재무차관을 포함하는 실무자팀이다. 이들은 각기 한국정부의 상대역들과 협의를 갖고 군사차관, 용상, 방산품수출, 기술이전등의 여러 문제를 토의했는데 정상간의 우호적이고 협조적인 분위기가 실무자회의에도 그대로 연장되었을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에서 살펴본것에 비추어「레이건」미대통령의 이번 아시아방문은 어떠한 구체적인 현안의 협상보다는 방문외교의 상징적 효과를 거두자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그의 일본및 한국방문은「레이건」행정부의 아시아 중시정책및 태평양을 향한 미국의 새로운 출범을 상징해주었고 한국의 방문은 대한안보공약의 재확인과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한 경고의 계기가 되어주었다. 또한 한국은 그의 방한중 안보및 외교면에 있어서 기대할수있는 최대한의 지원약속을 받아냈다고 볼수 있다.
우리는 국빈의 안전한 방한과 만족할만한 외교적 성과를 자축함과 함께 한가지 생각해 볼만한 일이있다. 그것은 우리가 혹시「레이건」대통령의 인품과 후의에 너무나 매료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동맹국이며 또 우리의 안보에 기대부가결한 존재이나 그 나라 원수의 지나친 공경이나 칭송은 건전한 동맹관계에 역작용이 될 가능성도 있다.
나라의 안보정책이 자국본위로 만들어지고 자국의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되는것임을 감안할때 우리는 좀더 근엄하고 자존심있는 자세로도 미국과의 안보협력이라는 목적을 달성할수 있을것이다.
우리는 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대미관계에 임해야 될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미양국 민간의 상호이해와 교류증진, 그리고 문화적 교육적 교류의 중요성을 역설한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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