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중년 남성의 영원한 복병, 발기부전과 전립선 비대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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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정경우 비뇨기과
정경우 원장

중년 남성과 뗄 수 없는 질환이 바로 발기부전이다. 국내 한 역학조사 결과 30세 이상 남성의 52.2%가 발기부전을 호소하였고,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30대의 14.3%, 40대의 26.2%, 50대의 37.2%, 60대의 69.2%, 70대의 83.3%에서 각각 증상이 보고될 만큼 흔한 질환이 바로 발기부전이다.

발기부전과 함께 중년 남성들이 겪는 또 다른 질환은 바로 전립선 비대증이다. 전립선 비대증은 방광 아래쪽에 위치하면서 방광에서 소변이 나가는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막아서 소변을 보기가 힘들어지는 질환으로, 전립선 비대증의 조직학적 변화는 35세부터 시작되어 60대 남자의 60%, 80대의 90%에서 유발되며 이 중 50%가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전립선 비대증과 발기부전의 발병 관계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발기부전 환자의 72%가 양성 전립선 비대증을 겪고 있을 만큼 발기부전과 전립선 비대증은 상호 유병률이 높다.

발기부전의 유병률은 흡연,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심혈관계 위험인자들과 역학적으로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발기부전과 대사증후군과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대사증후군 환자들에게서 발기부전 유병률이 일반 대조군보다 높게 나왔다. 전립선 비대증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노화 과정과 관련된 호르몬의 비율 변화, 고혈압, 관상동맥질환과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 및 흡연과 같은 생활 습관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발기부전 환자에게 전립선 비대증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자율신경계의 과반사, 골반 내 동맥 혈류의 부족 등이 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을 겪는 남성은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고 끊어질 뿐만 아니라 소변이 자주 마렵고 갑자기 참기가 힘들어 진다. 때문에 전립선 비대증 환자들은 야간뇨와 이로 인한 수면 장애를 겪기도 하며 일상 생활에 많은 불편을 느끼게 된다. 한편, 발기부전은 자신감 상실, 배우자와의 갈등 및 심리적 좌절 등을 야기하여 남성 삶 전반을 위축 시킬 수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중년 이후의 삶이 길어지면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중년 이후 상당수의 남성이 겪고 있는 발기부전과 전립선 비대증의 관리가 중년 이후 남성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전의 자신감 있는 삶으로 돌아가 활기찬 중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다른 만성질환처럼 전문의와 상담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발기부전과 전립선 비대증에 대한 치료법도 많이 발전해 있다. 과거에는 각각의 질환을 별개로 인식하였지만, 두 가지 질환을 함께 고려하여 본인에게 가장 알맞은 치료제를 처방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발기부전과 전립선 비대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부족,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거나 증상을 남에게 밝히기 꺼려하는 한국 남성 특유의 고집 등의 이유로 자신의 질환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건강한 중년 이후의 삶을 위해서는 운동·금연·금주와 같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증상이 발견되면 병원을 찾아가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 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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