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칼 안 대고 고주파 시술 … 20분이면 통증 싸~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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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초이스병원 조성태 원장이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대표적인 비수술요법으로 꼽히는 고주파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대구광역시에 사는 최용규(58·가명)씨는 평소 허리가 불편했다. 장시간 운전으로 허리·다리 통증이 극심해지자 최씨는 급히 인근 병원을 찾았다. 급성 추간판탈출증 중기였다. 의사는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최씨는 수술이 두려웠다. 수술을 받고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나아지지 않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다. 최씨가 고민하는 사이 통증은 점점 악화됐다. 그는 결국 병원을 옮겼다. 그는 이곳에서 간단한 신경주사와 약물치료만으로 치료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추간판탈출증 환자가 늘고 있다.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 조직(추간판)이 밀려나오면서 발생한다. 허리와 발·다리로 뻗치는 듯한 통증이 대표 증상이다. 밀려나온 디스크 조직이 주위 신경을 압박해 저릿저릿한 느낌이 든다. 특히 잘못된 진단과 치료법은 증상 악화와 비용 낭비를 초래한다. 강남초이스병원 조성태 원장은 “디스크는 정확한 진단·치료법이 치료 성패를 가른다”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증상이 악화돼 추가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가 떠안는다”고 말했다.

연령대 불문 디스크 환자 크게 늘어

요즘 디스크가 척추 건강과 가장 밀접한 질환으로 떠올랐다. 연령대를 불문하고 환자가 급증한 탓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9~2013년 디스크 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진료 인원이 2009년 224만 명에서 2013년 271만 명으로 늘었다. 5년간 약 20% 증가한 것이다. 30대 이하는 무리한 운동과 잘못된 자세, 40대 이상은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 허리디스크 완치는 칼을 대야만 가능하다고 여겼다. 최근 추세가 달라졌다. 환자들이 수술을 꺼리면서 덩달아 비수술 치료 기술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비수술 요법은 고주파열을 이용한 수핵감압술과 특수내시경 치료술이다. 비수술 요법의 강점은 국소마취다. 별도의 입원이 필요 없고 시술시간이 20분 이내로 짧아 학생·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수핵감압술은 가는 관 모양의 카테터를 병변에 위치시키고 고주파 열을 쏘이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디스크 주변에 고주파 열에너지를 쏘면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이 차단되고 디스크가 줄어든다. 튀어나온 디스크의 크기가 작아져 신경압박이 줄어든다. 치료 대상은 증상이 심한 중기·말기 디스크 환자다.

환자 70%는 물리치료·약물로 회복

돌출 크기가 큰 말기나 터진 디스크에는 특수내시경 치료술이 권장된다. 일반 척추내시경의 3분의 1 크기로 가는 특수내시경을 사용해 치료 범위가 넓은 게 장점이다. 디스크에 동반된 협착증도 치료가 가능하다. 시술 방법은 간단하다. 지름 2~3㎜의 특수내시경을 병변에 집어넣어 밖으로 밀려나온 디스크를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그 다음 고주파로 디스크를 수축·응고시켜 통증의 원인을 제거한다.

디스크가 터졌을 땐 신경약물을 넣어준다. 염증을 없애고 신경 부종을 줄여 증상 호전을 앞당긴다. 조성태 원장은 “특수내시경 치료술은 시술 중 통증이 거의 없고 흉터가 남지 않는다”며 “시술시간이 짧아 시술 후 바로 퇴원과 일상생활이 가능해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디스크 환자의 약 70%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만으로 회복된다. 특히 초·중기에는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 아픈 부위에 신경주사를 놓고 상태에 맞는 운동과 도수치료를 적절히 병행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반면에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전체의 약 5% 미만이다. 각종 시술이나 보전요법을 진행해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다. 하지마비가 초래되거나 대소변 장애가 오기도 한다. 조성태 원장은 “증상과 진행 정도에 따라 허리디스크 치료법이 다르다”며 “디스크 치료는 세밀함과 정확성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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