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어떻게 됐는지 나도 신기" 노 대통령, 공무원 특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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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수습사무관 대상의 특강에서 "대통령이 어떻게 됐는지 나도 신기하다"며 "그러나 이것은 있다. 국민이 뭔가 기대를 하는 무엇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본격적인 특강에 앞서 "대통령이 살아온 과거에 대해 고백을 하라는 게 여러분의 제일 많은 요청이라고 해서 지금부터 저의 과거를 고백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릴 때 수없이 가난한 사람, 힘없는 사람을 위해 살겠다고 맹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그동안 나는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고 어떻든 일관된 원칙을 지키면서 끊임없이 명분을 축적했다"며 대통령에 당선된 배경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정치인생에서 '가능성이 없었던 도전'으로 3당 합당 합류 거부, 야당 통합, 부산 동구 출마를 꼽았다. '가능성이 있었던 도전'으로는 "부산시장, 종로 출마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돈키호테는 아니었고, 명분 있는 일도 가능한 일을 할 때 사람들이 신뢰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수습사무관들에게 조언도 했다.

그는 "지금은 내가 중심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2년 반이 지나고 나면 나는 가고 여러분은 이 대한민국호의 책임 있는 선원으로 남을 것"이라며 "나는 손님이고 여러분이 주인이니 사명감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성장과 분배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분배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므로 성장과 분배에 대한 이분법적 획일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성장과 분배의 균형이 중요하며, 분배 과잉 얘기는 지표상 지나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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