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신입 뽑아 해외서 키울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들을 해외로 보내 국제적 실무 감각을 갖춘 인재로 키우겠다."

세계 2위의 생명보험회사인 ING생명의 한국법인 론 반 오이엔(44.사진) 사장이 인력 채용방식의 전환을 선언했다.

오이엔 사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국제기준에 맞는 미래의 인재 풀을 구성하기 위해 대학 졸업자를 뽑아 1년간 한국에서 일하게 한 뒤 ING의 해외부서에 근무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발된 인력은 네덜란드.영국.홍콩 등 해외에서 최장 3년간 근무하면서 기업의 업무 진행, 문제 해결 방법 등을 익히게 된다.

그동안 대부분의 외국계 회사가 인력을 충원할 때 경력직을 채용했던 것을 고려하면 신입사원을 미래의 인재로 육성하겠다는 그의 구상은 이례적이다. 보통 외국계 회사는 연봉을 조금 더 주더라고 시장에서 검증되고 현장 경험이 많은 경력직을 선호해 왔다.

그는 "이러한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1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헤드헌터 등을 통해 외부에서 직원을 영입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ING 마인드를 직원에게 심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을 뽑을 때 남다른 이력이 있는지 본다고 한다. 출신 대학이나 전공.학점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 대신 심리검사.인터뷰 등을 통해 영어를 구사할 수 있고 관리능력이 있는지를 면밀히 따진다. 특히 학생회 등 대학 때 적극적인 활동을 했거나 세계 각지를 여행한 경험 등이 있을 경우 좋은 평가를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해 줬다.

ING생명의 한국 시장점유율이 1997년 21위에서 올해 4위로 급성장한 것은 전문성을 확보한 보험설계사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2년 이상 교육을 받은 보험설계사가 고객에게 '보험상품에 하나 가입해 달라'고 '읍소'하는 게 아니라 정확한 분석을 통해 재정 컨설팅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도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지는 않을 계획"이라며 "보험설계사와 고객의 신뢰관계가 최고의 광고"라고 강조했다.

축구를 좋아해 한국에서도 국가대표 경기를 빼놓지 않고 관람한다는 그는 "회사를 알리기 위해 축구 후원 등을 통한 스포츠 마케팅은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출신인 그는 79년부터 7년간 경찰관 근무를 한 뒤 보험업계에 발을 디뎠으며 ING체코 사장, ING그룹 경영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김창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