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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능률 높이는데 잠이 최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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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능률이 떨어지는 시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5~6주 동안 하루 중 일하기 싫은 때가 언제인지 기록해 보라.

약 1년 전 머리를 뒤로 묶다가 깜짝 놀랐다. 머리를 매만지는 손에 머리카락 한 움큼이 빠져 있었다.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으면 머리카락이 말 그대로 술술 뽑혀져 나갈까?

물론 내가 늘 지쳐 있고 모든 일을 예정대로 맞추지 못하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무시할 수 없는 신체적 현상이 생긴 것이다. 바로 그때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엉뚱하게 혹사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거의 매일 회신해야 할 ‘중요한’ 이메일이 40건 넘게 쌓였다. 청탁 받은 원고를 제때 제출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나는 늘 마감시간을 못 맞추고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만하고 다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새해가 되면서 결심했다. 시간관리를 철저히 하고 일의 양을 조절해 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성공했다. 어떻게 해냈을까? 내가 이룬 변화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해야 할 일 목록(to-do list)을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하라

과거 나는 해야 할 일을 전부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인 체했다. 그러나 당연하지만 진짜 중요한 일을 계속 까먹었다. 그러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제 시간에 일을 못 마치는 사람’이라고 자책해야 했다.

스트레스성 탈모로 충격을 받은 직후 나는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내 맥북 컴퓨터의 ‘리마인더(Reminders)’ 앱을 나의 해야 할 일 목록으로 만들었다. 처음엔 그 앱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매일 너무 많은 일을 올려 끝까지 해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문제를 고민하다가 깨달음을 얻었다. 많은 사람이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들라고 조언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마침내 순조로운 수준까지 도달했다. 매일 중요한 일 한두 가지에 작은 일 두세 가지씩 할당했다. 한 달에 두어 번 이상 하루에 해야 할 일을 여섯 가지 넘게 목록에 올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곧 몇 주 전부터 해야 할 일의 순서를 정할 수 있었다. 중요한 일을 마감 전에 마쳐 여유를 갖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미리 알 수 있었다.

요점은 이렇다.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시스템을 찾고 실제로 일을 마칠 수 있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일의 균형을 맞추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적합한 시스템이 나에겐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으로 나는 맥북의 간단한 ‘리마인더’ 앱을 좋아한다. 하지만 친구들은 각종 부가 기능을 갖춘 복잡한 앱을 사용한다.

그런 앱은 나에겐 맞지 않다.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다. 자신에게 꼭 맞는 것을 찾는 것이 문제다.

2 능률이 오르지 않는 시간을 파악하라

하루 중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시간을 활용하는 문제에 관해선 좋은 조언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나에게 일의 능률이 전혀 오르지 않는 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에는 나의 ‘생산성 높은’ 시간도 알지 못했다. 그런 무지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생산성은 떨어졌다.

예를 들어 나는 오전 11시까지 일을 시작하지 않으면 일을 거의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오전 이른 시간에만 활력이 솟고 일을 잘 해낼 수 있었다. 오후까지 일 시작을 미루면 생산성이 떨어져 해야 할 일을 전부 마칠 확률이 15%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해 내가 범한 큰 실수는 이렇게 말한 것이었다. “일은 오후에 해도 돼. 시간은 많아!” 물론 오전이 지나도 하루 12~13시간은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 시간엔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 그 결과 언제나 마감시간까지 꼬박 채워 일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자신의 능률이 떨어지는 시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5~6주 동안 하루 중 일하기 싫은 때가 언제인지 기록해 보라. 매일 오후 5시 정도에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검색하거나 아침에 자명종 시계를 7번이나 눌러 기상 시간을 연기하는가? 대개 그런 때는 일을 하려고 애쓰지 말아야 할 시간이다. 하루 중 사용할 수 있는 시간에서 그만큼은 제외해야 한다.

3 수면 시간을 관리하라

해야 할 일 목록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과 생산성이 높은 시간을 알고 나서도 나는 다른 중요한 실수를 했다. 새로 만든 일정에 맞게 수면 시간을 바꾸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나는 새벽 1~2시에 잠들어 아침 7시에 일어나 일을 시작하려 했다. 그러니 피곤하고 짜증나는 게 당연했다.

곧 훨씬 일찍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다(저녁 9~10시). 그래야 아침 일찍 일어나 정신을 바짝 차리고 능률적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지금도 보통은 아무리 늦어도 밤 11시 반 전에 잠을 청한다. 수면 시간이 특이해도 상관 없다. 예를 들어 한 친구는 새벽에 일하면 능률이 가장 높다. 그래서 그는 낮에 긴 낮잠을 잔다. 그래도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하든 생산성에는 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물론 잠을 많이 자면 일할 시간이 줄어들지만 생산성은 크게 올라간다.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여러 중요한 일상을 바꾸고 그 변화를 오랫동안 고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아무리 해야 할 일 목록을 잘 만들었다고 해도 늘 지쳐 있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또 아무리 잠을 충분히 잔다고 해도 해야 할 일 목록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으면 일을 제때 마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원칙들을 동시에 적용하면 마감시간에 쫓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장담한다.

글=릴리 헤어만 뉴스위크 기자, 번역=이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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