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하는 게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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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구글(Google)이 산업계 지도를 뒤바꿔 놓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단순 인터넷 검색 기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는 구글을 이렇게 평가했다. 최근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선 구글은 정보기술(IT) 업종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야후 등과 '지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나아가 구글은 유통업체, 자동차 딜러, 부동산 중개업, 출판업 등 IT와 무관한 업종에도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NYT에 따르면 월마트의 짐 브레어 이사는 "구글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구글이 월마트를 위협하는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소비자에게 '어디 가면 어떤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정보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하면 '항상 싼 가격(Always Low Price)'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월마트로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쇼핑폰이 출시되면 이런 일이 현실로 닥치게 된다. 소비자가 쇼핑폰을 월마트가 팔고 있는 TV의 바코드에 갖다대면, 위성기술을 통해 바코드 정보가 구글의 데이타 베이스와 연결된다. 그리고 구글의 검색엔진은 인근 소매점이 같은 TV를 200달러 더 싼 가격에 팔고 있다는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형태다.

프루글이란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한 구글이 온라인 상에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사고 팔 물품을 등록시키는 '구글 베이스'를 도입하면 막대한 양의 판매 정보가 쌓이게 돼 월마트의 걱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구글 베이스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구글은 부동산 시장에도 진출한다. 구글은 부동산 매물을 인터넷에 올린 뒤 해당 부동산을 위성사진으로 보여주는 구글 어스와 구글 맵 등을 활용해 소비자가 일일이 부동산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어준다는 계획을 세웠다. NYT는 구글의 부동산 중개가 성공할 경우 또 다른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은 또 출판업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구글 프린트'란 이름의 인터넷 도서관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저자나 책 이름을 검색란에 써넣으면 관련 책의 표지와 책 내용을 인터넷에서 열람할 수 있다. 이 서비스가 최근 출간된 도서로 확대되면 출판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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