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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요서 첫 사망자 독일·벨기에도 연쇄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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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독일 베를린과 북부 도시인 브레멘에서는 연쇄 방화사건이 발생해 차량과 건물이 불탔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베를린의 모아비트 지역에선 7일 새벽 5대의 차량에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모아비트는 터키계를 비롯한 가난한 외국인 거주자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경찰은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소요사태의 모방범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브레멘에서는 전시 중이던 3대의 차량에 불이 붙었다. 이전에 학교로 사용됐던 건물에도 방화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 수사 당국은 현장에서 10여 명의 용의자를 체포해 관련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 밖에 쓰레기 적재용 컨테이너와 나뭇잎을 쌓아 둔 저장소에도 방화가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최근 청소년 범죄가 빈번했던 곳"이라며 "프랑스에서처럼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벨기에 당국은 6일 밤 브뤼셀 남쪽 이민자 거주지역인 가레 두 미디에서 차량 5대가 폭도에 의해 불탔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국은 이 사건이 프랑스 소요사태와는 무관하다고 7일 밝혔다. 가레 두 미디는 1997년 마약상을 단속한 이후 이민자들이 경찰을 상대로 폭동을 일으킨 적이 있는 교외지역인 안더렉트와 인접해 있다.

소요사태 11일째를 맞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6일 방화가 교회와 학교, 보육원으로까지 확산됐다. 진압경찰 36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일부는 폭도들이 쏜 엽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이날 파리 등 274곳에서 공격이 잇따라 1408대의 차량이 불에 탔다. 경찰은 이날만 395명을 체포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6일 특별대책회의를 열고 "범법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소요사태 가담자들은 "시위대에 모욕적인 발언을 한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미국 등 각국은 자국민에 대한 여행경계령을 내렸다. 파리 한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교민 안전 당부'라는 공문을 올리고 교민들에게 야간 외출과 소요지역 인근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파리.베를린=박경덕.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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