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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외시장 확충 총력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상무성은 현재 국제통상산업성 (DITI) 이라는 독립된 부처를 신설해서 수출시장과 국내산업활동을 연결시켜 보다 효율적인 해외진출을 기하려는 노력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현재 이 노력은 미국의회의 승인을 얻는 단계에 가 있다. 이 새로운 기구의 이름이 일본의 통상산업성 (MITI) 과 비슷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전세계시장은 물론 미국내 시장에서까지 일본상품의 경쟁력에 밀려나고 있는 미국상품의 기력을 일본방식을 원용해서 소생시켜보려는 미국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물론 미국이 모든면에서 일본방식을 모방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도 생각지 않고 있다. 적어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구조적 모델로서는 일본식 『산업정책』 이 지금까지 미국이 취해온 각개 진출 방식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미국 상무장관 「볼드리지」 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산업은 두차례의 오일쇼크를 겪을 때 까지는 미국 국내시장 밖에 별 관심이 없었다.국내에서나 국외에서 심각한 외국 상품의 도전을 받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지만 미국의 대기업들이 수출시장을 국내시장의 하나의 조그만 부수적 영역으로 취급해 온 것이 외국 기업과의 경쟁을 의식하지 않은 큰 이유였다.
그러나 미국 국민 총생산고중 해외시장이 갖는 비중이 20%에 육박해 가고, 무역적자가 3백64억달러(82년) 를 기록하는 현실에서 미국산업의 눈길이 해외시장 진출쪽으로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관심은 일본이 대조적으로 1백82억달러(82년) 의 무역흑자를 기록하면서 83년에는 대미흑자만도 2백억달러가 될걸로 추정되고 있는 사실을 직시하면서 미국상품의 부진상대를 일본의 실적과 비교해서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산업경쟁력에 관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이며 웨스팅 하우스 회사의 사장인 「토머스·머린」 은 미국 산업이 안고있는 병폐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①10年 이상 저조했던 자본투자 규모 ②연구개발 예산의 절감 ③노조의 과다한 요구 ④생산성 및 품질향상 문제에 대한 경영층의 무관심』
「머린」 사장은 미국산업의 생산성이 일본에 뒤지고 있는 하나의 예로서 포드자동차공장과 일본의 도요따를 비교했다. 그가 인용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포드공장에서는 7백77평방피트의 작업공간에서 근로자 1인당 하루 2대의 엔진을 생산하고 있으며 공원의 직책분류는 2백가지나 된다. 이에 비해 도요따공장에서는 4백54평방피트의 작업공간 속에서 근로자 1인당 하루 9대의 엔진을 생산하며 공원의 직책분류는 7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품질관리에 있어서 일본이 『첫 공정에서 제대로 하면 낭비가 없다』는 원리를 터득했다고 지적하면서 품질이야 말로 생산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미국산업과 관련, 반성하고 있다.
미국이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통상산업성 신설작업과 실질면에서 관련이 있는 입법 움직임이 의회에서도 일고 있다.
의회는 현재 『연구개발활동을 향상시키고, 상품을 개량하고, 통상을 장려하고, 이에 필요한 독점금지법, 특허 및 저작권법의 개정을 기한다』 는 목적이 명시되어 있는 7개의 관련 법안을 토의하고 있다.
이 법안의 골자는 지금까지 독점금지법 때문에 각 미국 기업들이 같은 분야의 연구개발을 독자적으로 해온것을 앞으로는 연구개발기금을 공동으로 모아 집중적인 연구활동을 해서 그결과를 나누어 갖도록 이 관계에 대한 독점금지법 적용을 완화시킨다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그렇지 않아도 타국의 추종이 어려운 미국산업의 기술개혁 노력은 몇배의 추진력을 갖게된다.
이와 함께 최근 백악관 직속의 과학협의회에서도 미국연방정부소속의 개발연구시설을 강화하라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미국내 저명한 과학자들로 구성되고 국방차관을 지낸 「데이비드·패커드」씨(현훌리트패커드사 회장)가 회장으로 있는 이 협의회는 연방 연구개발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등이 지난10년 동안 더 악화되었고,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만약 지금 이런 경향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것이라고 경고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받고 이의 시정책을 강구하도록 지시했다.
이 보고서는 구체적인 세부 건의사항은 없이 일반론에 그치고 있다.
이와 같은 여러 갈래의 웅직임은 70년대말 부터 미국산업계가 인식하기 시작한 미국산업의 「안일성」 에 대한 반성이 이제 구체적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다.
통상면에서 엄격한 『상호주의』 에 입각, 교역 상대국의 문호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레이건」 행정부의 무역정책과 함께 이러한 움직임은 국제무역에 있어서 미국의 반성이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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