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을 건다 경찰 초년병 남경순(서울 시경 교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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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직 제복에도 익숙치못한 초년병이지만 무슨일이든지 맡겨 만주면 잘해낼 자신이 있어요. 경찰관은 남다른 투철한 책임감 없이는 어려운 직업이란게 첫인상입니다. 소명의식이라고나 할까」
1백75대1이란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경찰관의 뜻을 이룬 남경순순경은 첫마디부터 여경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이 넘친다. 아침저녁으로 시청, 남대문, 서울역등 도심에서 교통정리를 한지가 24일로 겨우 1주일째. 12주간의 경찰종합학교 교육과정을 다젓손가락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재원이다.
가냘픈 몸매에 양쪽볼의 보조개, 다소곳한 수줍음을 지닌 전형적인 여성일 뿐 거친업무를 맡은 경찰관이란 느낌은 찾아볼 수가 없다.
『남들보다 색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평소 공무원을 좋아했고 특히 여경은 무척 매력적으로 보였어요. 회사원 생활도 했었지만 여자로서의 제약등으로 피곤한 일이 많더군요』
우선 공무원은 남녀차별이 없다는데 만족스럽다고 했다. 또 공직자들은 누구보다 건실하게 살고있다며 장차 배필도 공무원중에서 찾겠다고 했다.
『아무리 거칠고 힘센 운전자들도 제가 웃으면서 적용법규와 위반내용을 알려드리면 화를 못내고 대부분 잘못을 시인하더군요. 처벌보다 선도위주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스티커를 발부하지않고 그냥 보내드리지요』
규정에 얽매인 단속보다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는 단속이 훨씬 효과적이라는게 남순경의 주장. 특히 교통단속은 딱딱하고 강한것보다 부드럽고 친절하게 하는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장차 사춘기의 비뚤어지기 쉬운 청소년들을 돌봐주는 업무를 하고싶어요. 감수성이 예민한 때라 탈선하기도 쉽지만 조금만 따뜻이 해주면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되거든요』남순경의 푸른 꿈은 소박하다. 2남3녀의 막내딸로 81년 협성여상졸. 순경초임 14만2천6백원에 수당·식대를 합쳐 월수령액은 20만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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