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의 꿈"산산조각 베이루트 미-불군 사령부 폭발참사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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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동이 폭죽터지듯 이곳저곳에서 터지고 있다.
이라크의 반다르호메이니항 봉쇄기뢰부설 및 이란도시에 대한 미사일발사에 이어 베이루트에서 2개의 대폭발사건이 터져 레바논 평화유지를 위해 주둔중인 미해병대와 불군 수백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베이루트폭발사건 직후 미 「와인버거」 국방장관은 ,즉각 이란이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정황증거」 가 있다고 발표했다. 「레이건」대통령은 배후가 밝혀지면 보복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폭발사건은 어느파가 저질렀건 미국·프랑스를 비롯한 「제마옐」 현 레바논정부 (기독교세력중심)를 지탱해 주고있는 서방세력을 몰아내고 결국 친이란 혹은 친시리아의 회교정부를 세우겠다는 회교세력의 의도에서 발생했음이 틀림 없다.
시기적으로 볼 때도 미국의회에서 미군의 레바논 파병을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을때를 택한 점으로 보아 더욱 그렇다.
현재 미의회는 전쟁 수행법을 개정, 분쟁지역의 미군의 파견조건을 보다 까다롭게 한 직후여서 미국의 여론을 악화시켜 레바논주둔 미해병의 철수를 실현시키려는 것이 이번 공격이 노리는 궁극적 목표로 해석된다. 미군이 철수하면 불군도 잔류명분을 잃게된다.
이란 관련설은 현 중동정세를 종합해 볼때 가장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란은 3년을 넘게 끌고있는 이란이라크전에서 이라크가 서방의 지원을 받아 공세를 취함으로써 서방에 대해 대단히 신경과민이 되어있다.
이라크가 프랑스로부터 쉬메르 에탕다르 전폭기 5대를 구매한 것이 이란을 자극했다.
이란은 쉬메르 에탕다르 전폭기구입에 따른 이라크의 위협에 맞서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으나 하루 원유 8백만배럴이 통과하는 이 해협을 봉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미국의 항공모함을 포함한 함대가 이곳의 안전운항을 위해 아라비아해에 포진하고 있고, 호르무즈해협봉쇄는 서방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이란자신의 석유수출로를 막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의 레바논에 대한 관심은 작년 6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했을때 레바논의 회교세력을 돕기 위해서 유일하게 의용군을 파견했을 정도로 높다.
이는 이라크를 고립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또 회교혁명을 수출한다는 「호메이니」 옹의 고집스런 계획아래서 이루어졌었다.
사실 레바논 안에는 이란의 회교도와 같은 시어파가 1백만명 정도 있어 가장 큰 분파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베이루트의 바로 남쪽과 레바논 남동부에 본거지를 두고 가장 강경한 행동주의를 무기로 삼아 이스라엘과 현 레바논 정부에 대항해왔었다.
폭발사건 직후 「자유회교혁명운동」이라는 단체가 이번 사건을 자신들이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나왔지만 이 단체는 이제까지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 단체의 대변인은 베이루트가 회교혁명세력과 전투적인 회교청년들에 의해 「해방」 될 때까지 계속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현 상황에서 미국이 취할수 있는 방안으로는 ▲미해병대의 일부 임무를 유엔이나 다른 형태의 평화유지군에 떠맡기는 방안 ▲개입확대 ▲철수등을 꼽을 수 있는데 개입확대는 의회의 지지를 얻어야하는 정치적 어려움을 극복해야하고 철수는 등을 보여야하는. 굴욕과 「제마옐」 현 레바논정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
첫 번째 것은 효과면에서 그렇게 기대할 것이 못된다.
결국 자위력 강화인데 「와인버거」국방장관은 해병대사령부를 미함대위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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