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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프란체스카여사 비망록 33년만에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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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3면

11월29일 대통령은 각료회의에서 참모총장의 보고를 들은 다음 중공군이 지금 침략해온 것은 하느님이 한국을 구하려는 방법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것은 대통령이 각료와 아랫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한 말이었다.
『만일 소련이 한만 국경너머로 후퇴하고 국제연합에서 이제는 특권이나 이권등을 흥정하게 되었더라면 국제연합과 미국사람들은 소련연방과의 협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무슨 일이라도 했을 것이며 군사상의 승리만이 아니라 외교상의 승리라고 만족하였을 것입니다.

<미 전쟁종식에 최선>
국제연합군부대와 장비등은 조만간 철수되었을 것이며 한국군은 효과적으로 방어하기에는 너무나 장거리인 국경선을 점령하도록 남겨놓았을 것입니다.
미국국민의 분노와 의심이 가라앉고 공산당의 평화선전 공세로 국민들이 잠잠해진 가운데 중공군의 준비가 끝났다면 이네들의 압도적인 병력과 장비, 현대적인 항공지원, 그리고 한국의 전 해안선을 둘러싼 해군작전등을 저지하기가 어렵게 될 것입니다.
현재 해안선을 봉쇄하고 있는 함선들을 철수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가를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우리는 한국지배가 소련의 계획에 들어있고 북한군의 실패가 그들 계획의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한국에 중공군을 끌어들인 것은 국제연합군이 철수한 뒤에 그런 일이 발생하는것 보다 우리에게는 낫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싸워야합니다.
최악의 경우가 한국에 닥칠지 모르나 민주주의를 구하게 될 것 입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쳐 끝까지 공산당과 싸울것이며 하느님은 기어이 우리나라를 구해주실 것이라고 대통령은 확신했다.
11월28일 「맥아더」 장군은 워싱턴에 전문을 보냈다. 『본 사령부는 능력범위내에서 인간적으로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하였으나 지금은 그 통제와 힘이 미치지 못하는 사태에 직면하고있음.』
「트루먼」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 특별회합을 소집했고 이 회합에서 「애치슨」 장관은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어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이라고 자기의 견해를 밝혔다.

<유엔, 사명 포기안해>
「트루먼」 대통령은 11월3O일 기자단과의 주례회견 석상에서 『필요한 단계에는 중공군에 대하여 원자폭탄을 사용하기 위하여 모든 적극적인 고려를 하도록 명하였다』 고 밝히고 그는 계속하여 3차 대전은 피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중공군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인하여 앞으로 더 후퇴할지 모르나 국제연합군은 한국에 있어서의 사명을 포기할 의도는 전혀 없다. 만일 중공의 침략이 한국에서 성공한다면 우리는 공산당의 침략이 전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에까지 확대될 것』 이라고 「트루먼」 대통령은 말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나라의 안전과 생존을 위해 한국에서 싸우고 있다』 고 말했다.
그리고 『중공은 아시아에 있어서의 소련의 식민지정책에 더이상 굴복, 또는 기만을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고 「트루먼」 대통령은 중공의 한국침략 책임이 소련에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원자탄 투하여부의 결정을 현지 사령관의 재량에 맡기고있다』 고 말하고 『유엔군이 한만국경을 넘어갈 것이냐』 는 질문에 『그 문제는 유엔이 결정할 것이다』 고 답변했다.
그러나 워싱턴으로 달려온 영국수상 「애틀리」와의 회담뒤에 「트루먼」 은 원자탄은 사용되지 않을 것이며 동맹국과의 사전협의 없이는 미국이 결코 원자탄을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어려운 재정에 도움>
특히 12월초에 있었던 잊혀지지 않는 일로 대통령이 무척 기뻐했던 것은 유엔군의 관할지역으로 미군들의 제지가 심해 우리국군과 김종원대령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던 진남포제련소의 금괴를 감쪽같이 우리측에서 반출하여 우리나라의 국고에 수납한 일이었다.
미군들은 이 당시 금괴책임자였던 방진호씨를 회유하여 금과 백금을 찾아내려고 무진 애를 썼으나 다행히 민족정신이 투철하고 애국심이 강했던 방씨는 금괴의 소재를 끝까지 외국인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은밀히 김종원 대령에게 연락하여 모든 금괴를 미군 몰래 무기로 위장하여 우리나라 배에 싣고 안전하게 부산까지 운반하여 우리나라 어려운 재정에 큰 공헌을 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투철한 민족의식과 애국심, 그리고 치밀한 작전이 성공하여 개가를 올렸단 쾌거였다.
김종원 대령은 「호렁이 김」 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애국심 있는 군인으로 성격이 괄괄한 편이어서 남에게 호감을 못 주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국제연합군 관할지역인 이북에 올라가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한치의 양보없이 싸웠던 투사였다.
특히 이북에 있는 제련소의 금괴들을 많은 난관과 어려움을 무릅쓰고 은밀히 반출해다가 우리나라 국고에 수납시킨 공로를 대통령은 오래 잊지 않고 있었다.
대통령은 2일 전국민에 대하여 메시지를 발표하여 공산주의자를 우리나라로부터 축출하기 위하여 각 부락에 이르기까지 무장하도록 요청했다.

<중공군, 12월 대공세>
『공산주의자가 가져온 것은 공포 밖에는 없다는 것을 우리들은 체험으로 잘 알고 있다.공산주의자의 최후의 한사람까지 한국에서 축출하지 않으면 우리들은 안심할 수 없다. 이러한 비상사태 아래 무리들은 공산군을 무찌르기 위하여 각 부락을 각각 병영화 하지 않으면 안된다.』
「맥아더」 장군은 UP통신사장의 질문전문에 대해 『한국에서 승리 못하면 유럽에서도 패배한다』 는 요지의 답변을 했다고 한다. 12월에는 중공군이 밀어닥쳐 우리 2군단이 전멸하고 평양과 이북의 도시와 마을에서 피난민이 남으로 남으로 밀려오기 시작했고 서울에서도 모두 봇짐을 지고 피난길을 떠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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