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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마수"흔적 곳곳에 뚜렷|용의자체포·물증확보로 밝혀지는「랭군사건」윤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버마암살폭발사건은 버마수사당국이 12일 유력한 용의자인 코리언 테러리스트 일당3명을 모두 체포 또는 사살한데 이어 사건현장에서 폭발물 원격조종기등을 찾아냄으로써 사건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버마소식통들은 또 전두환대통령의 버마방문직전 30명의 북괴특긍대가 상선을 타고 버마에 침투했으며 버마를 거쳐 스리랑카로 떠난 북괴공작선 동건호 (6천t) 외에 북괴의 선박1척이 랭군앞바다에 정박하고 있다가 선원모두가 버마관계기관에 연행됐다고 전하고있어 이번사건은 북괴의 치밀한 사전공작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버마정부소식통 또한 12일 아웅산묘소 암살폭발사건이 북괴소행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으며 금명간 이를 공식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북괴의 범행관련설은 사건수사가 진척되면서 여러분야에서 구체적인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이번사건을 주요 항목별로 북괴의 활동내용을 분석해본다.

<특공대침투>
북괴는 전대통령버마방문직전에 30여명의 특공대를 상선에 태워 버마에 침투시켰다는 미확인소식이 전해졌다. 랭군의 한 정보소식통에 따르면 북괴는 이 특공대를 랭군 시리암섬에 있는 북괴주철제련공장에 보내는 기술자처럼 위장시켜 상선에 태워 침투시켰다는것.
북괴상선은 특공대를 하선시킨뒤 스리랑카로 간다며 출항했으나 실제로는 랭군강을 벗어난 공해상에 머물러 있으면서 공작을 마친 특공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아웅산묘소폭발공작을 끝낸 특공대들은 개별적으로 랭군강을 헤엄쳐 상선에 도달했으나 버마경찰에 체포·사살된 3명은 도주과정에서 적발되었다는것.
이와함께 랭군일원에서는 12일 랭군앞바다에서 북괴선박1척이 발견됐으며 선원전원이 버마관계기관에 연행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았으나 이선박이 특공대를 태운 상선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버마를 거쳐 스리랑카의 콜롬보항에 정박중이던 북괴화물선 동건호는 북괴가 무역선으로 위장한 공작선으로 밝혀졌으며 버마암산폭발사건올 현지에서 총지휘한것으로 전해졌다.

<코리언테러리스트장비>
버마경찰이체포·사살한코리언테러리스트들이 무전기·트랜지스터·라디오·쌍안경·회중전등·달러화·위장용복장·우산등 40여점의 장비들을 갖고있었다고 일본의 마이니찌 (매일) 신문이 13일 랭군발기사로 보도했다.
이들장비는 북괴의 무장공비들이 한국의 후방을 교란하기위해 침투할 때 갖고오는 품목과 거의 일치하고있다.

<납탄알>
법행에 쓰인 폭탄은 살상효과를 높이기위해 고성능폭약에 수백개의 납종류 탄알(탄자)을 섞어만든 특수폭탄. 한국의료진이 부상자들의 몸에서 빼낸 이 납탄알은 11일 버마경찰이 코리언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압수한 파쇄탄알과 비슷한것이다.
납성분이 섞인 폭탄은 독성이 강해 국제법상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을뿐 아니라 군용으로도 쓰지못하게 돼있다.

<자폭수법>
버마경찰이 11일 랭군근교 파준다웅샛강에서 체포한 코리언 테러리스트 1명은 체포될 위기에 몰리자 수류탄으로 자폭을 시도, 북괴무장공비들이 지금까지 흔히 써오던 수법을 드러냈다. 버마당국은 국적을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버마에서 북괴사람을 흔히「코리언」으로 지칭하는점으로 미루어 이 용의자가 북괴공작요원일 가능성이 짙다.
일본신문들로 체포·사살된 무장괴한들을 「조선인」으로 표현, 북괴인이 틀림없을것이라고 보도했으며 영국의 BBC방송도 이들을 북괴인으로 지칭했다.

<고성능폭탄>
단한번의 폭발로 수심명을 살상한 아웅산묘소의 폭발물은 파괴력과 성능이 매우 우수한것으로 버마에서는 그같은 폭탄을 구할수도, 제조할 능력도 없다고 버마의 예비역대령이 밝힌 바 있다. 또 범행에 사용된 폭탄이 클레이모원리를 이용한점은 초년6월 북괴무장공비들이 동작동국립묘지 현충문폭파사건때 썼던것과 같은 원리였다. 북괴가 버마에서 매우 활발하게 활동해왔고 북괴공작선 동건호 (6천t급)가 전대통령의 방문직전에 랭군항에 들렀던 점등으로 이 폭탄은 북괴가 밀반입했거나 재료들을 갖고 버마에 들어가직접 제조했을 것으로 추정할수있다.

<북괴기 랭군 착륙설>
일본 지지(시사) 통신은 전대통령의 버마방문 하루전인 지난7일 북괴의 항공기1대가 랭군공항에 긴급착륙했었다는 소문이 현지 외교가에 나돌고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이에대해 버마정부소식통들은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으나 범인들이 공항을 통해 잠입 또는 도주에 이용하려 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랭군의 외교관들은 말했다.

<법행주장단체가 없다>
반정부세력이나 게릴라단체들이 테러행위등으로 그들의 목적을 달성한뒤에는 공공연하게 자신들의 행위였음을 밝히는것이 보통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존재를 부각시키고지지세력이나 국제적인 관심을 끌수있기때문이다.
특히 게릴라 단체들은 요인암살, 폭파등의 테러행위를 정당한 투쟁방식으로 여기고 있어 자신들의 활동내용을 일부러 널리 알리려고 애쓰는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미얀마에는 10여개의 소수민족 게릴라단체·반정부 세력이 있으나 이번 아웅산묘소암살 폭발사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아무도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힌 단체가 없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테러행위를 공개할수없는 국가가 비밀리에 저지른것으로 볼수밖에 없다.

<국제테러분자>
버마소식통들은 이번사건이 일어나기전인터폴 (국제경찰)이 5명의 국제테러리스트들인 도시게릴라들이 버마에 잠입했다고 알려왔었다고 말했다. 스웨덴과 서독및 버마방공관계자들도 이를 확인했다.
서방각국의 정보기관들은 당초 이들이 공중납치 (하이재킹)를 음모하고 있는것으로보고 행적을 계속추적했으나 버마에서 놓친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국적은 각각 팔레스타인·남예멘·알제리·프랑스·이탈리아로 밝혀졌다.
이들이 버마암살폭발사건에 관련되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으나 소련의 사주를 받아 그 전위병노릇을 하고있다는 점에서 북괴와 공모했거나 지원요청을 받았을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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