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년내 세계 3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삼성전자 주최로 열린 애널리스트 데이 행사에서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 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왼쪽부터)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삼성전자가 앞으로 5년 안에 매출을 115조원 수준으로 늘려 전 세계 전자업계 3위권(현재는 6위)에 진입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외국 애널리스트(증권 분석가) 200명과 국내 기관투자가, 정보통신(IT) 전문가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삼성 애널리스트 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해 이윤우 기술총괄 부회장,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 이상완 LCD총괄 사장, 최지성 디지털미디어(DM)총괄 사장 등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자가 모두 참석해 현황과 사업 전략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인텔 등은 이 같은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으나 아시아권 기업 가운데서는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피델리티.템플턴.싱가포르 투자청 등을 포함한 참가자들은 이날 발표회에 이어 4일 사업부문별 세미나에 참석한 후 기흥의 반도체 사업장과 탕정 LCD단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 글로벌 톱3 전략=윤 부회장은 "현재 8개인 세계 1위 제품을 2010년엔 2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매출액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57조6324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려 명실상부한 세계 전자업계의 '톱3'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24%인 연구개발(R&D) 인력을 2010년에는 전체 직원의 32%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특허 전담 인력도 현재 250명에서 45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윤 부회장은 "전자 산업은 가격.기술.부가가치.지역 등 네 가지 벽이 붕괴하면서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했다"며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빠른 속도로 대응해 디지털 컨버전스 혁명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 매출을 2012년까지 610억 달러(약 60조원)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반도체 매출(18조2000억원)에 비해 세 배 이상 늘린다는 것이다. 황창규 사장은 "앞으로 낸드 플래시가 모바일 기기나 디지털 가전은 물론 자동차.비행기까지로 응용처가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공급 부족 상황에서도 고용량 차세대 제품을 개발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수요를 꾸준히 창출해내고 있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고 말했다.

'애니콜'을 앞세운 정보통신 분야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25% 성장해 지난해 19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기태 사장은 이날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8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직접 들고 등장해 "첨단기술을 탑재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지함으로써 휴대전화 '제값 받기'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내년에도 1억1000만 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완 LCD총괄 사장은 LG필립스LCD와의 경쟁이 격화돼 내년에는 공급 과잉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3년 전 3000달러이던 40인치 패널 가격이 현재 1000달러선까지 내려갔지만 그만큼 시장 규모가 커져 여전히 이익을 내고 있다"며 "시장이 2010년에는 1억 대 수준까지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의 두 배인 20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차세대 주력 분야는=윤 부회장은 이날 '8대 성장엔진'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메모리.디스플레이.이동통신.디지털TV 등 네 가지는 현재 세계 정상을 달리는 분야다. 새롭게 주력으로 삼을 분야는 프린터, 시스템 LSI(비메모리반도체), 고용량 스토리지, 에어컨트롤시스템 등이다. 또 개인 멀티미디어 기기, 홈 네트워크, U-헬스(이동통신을 이용한 원격 건강관리시스템), 홈 케어 로봇 등 네 분야를 미래성장 부문인 '씨앗 산업'으로 선정했다. 네 분야 모두 디지털 미디어 분야다.

김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