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담아 들어야할 외국손님들의 충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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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세계 「관광의 올림픽」이라던 ASTA(미주여행업협회) 제53차 총회가 지난 30일 끝났다.
세계 87개국 5천1백66명의 공식참가자와 1천여명의 비공식 참가자가 서울에서 6일간의 희의와 함께 관광교역전,각종관광, 친선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발전의 정보를 교환하고 우의를 다졌다.
일단 행사는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같다. 주최측인 한국관광공사가 외국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거의 『훌륭했다」 『만족스러웠다』를 연발하고 98%가 『한국을 다시찾고 싶다』고 했다.
회의 중간중간 외국인참가자들이 보여준 반응도 『놀랍다』,『한국이 이런 나라인줄 미처 몰랐다』 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세계의 관광업자들 앞에서 좋은 평가를 받겠다고 주최측인 한국관광공사와 관광업계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 거국적(?)으로 준비를 했던 정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평가겠지만 역시 기분 나쁘지는 않다.
일부에서 한낱 관광 「업자」들에게 그렇게까지 친절을 베푸는것은 「과공」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긴했다. 그러나 그렇게만 생각할것은 아니라고 본다.
80년9월 마닐라에서 열린 세계관광회의는 휴일및 여가에 대한 인간의 기본권을 인정하는「마닐라 선언」 을 채택했다. 작년 한해 세계에서 2억8천만명이 관광여행을 했으며 이들이 쓴 돈은 1천억달러에 이른다.
경제적 이해 못지 않게 관광은 가장 좋은 자기나라 문화의 홍보수단이며 국제친선의 가교라는데서「중대사」다. 그 시장을 좌우하는 「업자」 들의 회의가 그런 의미에서 비중을 갖는다.
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에 나가보고 우리가 외국을 아는 것에 비해 외국인들이 우리를 몰라주는것을 보면 울분을 느낀다. 그만큼 한국은 알려지지 않은 나라이며 제대로 평가를 못받고 있는 측면이 많다.
이번 ASTA총회에 참석했던 대부분 회원들의 『놀랍다』는 반응은 그만큼 한국을 몰랐다는 얘기나 같다.
이번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세계관광시장에서 공급을 좌우하는 일선업자 들이다. 이들이 이번에 받은 좋은인 상을 영업에 반영해 보다 많은 관광객을 한국에 보내도록 하는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특급호텔에서 영어가 잘 통하지 않고 관광코스가 대도시중심으로 단조로우며 관광안내가 『수준이하였다』는 일부의 지적을 달게 들어야할 것이다.
우리말의 로마자표기가 제멋대로 인것등 따지고 보면·난센스에 가까운 혼란도 고쳐야할것이다.
무엇보다 행사를 앞둔 일시적 대비보다 일상의 우리생활자체가 그대로 지구촌 이웃들에 감흥을 줄수있게 창조적이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문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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