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필링' 뜬다… '스크럽' 보완해 각질 제거 효과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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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요즘 화장품 업계의 주요 화제는 '홈 필링(home peeling)'이다.

화장품 업체들이 각질제거제의 일종인 홈 필링 제품을 올 하반기 대표 상품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마케팅을 강화하며 판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랑콤.샤넬 등 외국계 업체도 마찬가지다.

화장품 업계의 '홈 필링 열풍'은 지난봄부터 시작됐다. 한 외국계 업체가 5월에 내놓은 제품이 최근까지 2만 개가 팔렸다. 이후 앞다투어 비슷한 상품이 출시됐다. 업체들은 홈 필링 제품이 불황으로 위축된 화장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평양 한혜진 브랜드매니저는 "홈 필링 제품의 올해 국내 시장 규모를 150억원대로 잡고 있다"며 "피부과에 다니는 잠재 고객까지 끌어들이면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홈 필링이란=필링이란 화학적 성분으로 묵은 각질을 제거하는 피부관리법을 말한다. 피부 전문가들은 얼굴의 각질을 규칙적으로 제거하면 피부 색이 좋아지고 잔주름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존의 화장품 업체들이 내놓은 각질제거제는 '스크럽(scrub)'이었다. 스크럽은 화장품에 들어 있는 작은 알갱이를 이용해 물리적으로 각질을 벗겨내는 것을 말한다. 손으로 직접 문질러야 하는 스크럽 제품은 사용자에 따라 효과가 달랐다.

업체들은 홈필링 제품이 스크럽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각질 제거 효과를 높였다고 말한다. 장기적으로 홈 필링을 사용하면 피부과 치료인 '스킨 스케일링(각질제거 시술의 일종)'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킨 스케일링 시술은 보통 1회에 10만~15만원 정도 들어간다. 시술하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

그에 비해 홈 필링은 붓으로 제품을 얼굴에 바른 뒤 중화제를 이용해 닦아내면 된다. 사용법이 간단하면서 모든 소비자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업체들은 주장한다.

최근 출시된 홈 필링 제품에는 대부분 '글리콜릭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각질만 제거하고 피부 조직은 손상시키지 않는다고 업체들은 설명한다. 대신 이 성분이 피부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따끔거리는 느낌이 날 수 있다. 피부과에서 필링을 할 때는 이 성분을 20~30% 농도로 사용한다. 반면 홈 필링 제품의 글리콜릭산 농도는 5~10% 정도다.

그렇다고 필링 제품이 모든 피부 타입에 다 맞는 것은 아니다. SNU 피부과 조미경 원장은 "피부가 심하게 건성이거나 예민한 사람은 홈 필링 제품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며 "제품을 쓴 다음에도 보습을 잘 해줘야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어떤 제품이 있나=유명 병원은 자신들이 내놓은 제품에 대해 피부 과학적 효능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지함.CNP차앤박 피부과 등에서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CNP차앤박 지종현 팀장은 "피부과에서 시술하는 과정에 들어가는 약품을 그대로 화장품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병원 제품의 가격은 일반 화장품 업체 제품보다 비싼 편이다. 한 세트에 15만~18만원 선이다.

전문 화장품업체의 제품은 대부분 비슷하다. 보통 '홈필링 키트'라고 불리는 세트에는 필링제 외에 필링 전에 바르는 스킨(토너)과 필링 후 피부를 진정시키는 크림이 들어 있다. 진정 크림에 보습 성분이나 비타민C를 넣은 것 정도가 제품의 차이다. 개별 상품은 따로 팔지 않는다.

한 세트를 구입하면 4~8주 정도 사용할 수 있다. 로레알 파리의 홈필링 세트는 6만원대, 태평양 아이오페의 제품은 15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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