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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수칙 지켰나 … 엇갈린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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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공군에 따르면 미사일을 옮길 때 가장 중요한 수칙은 ▶탄두와 추진장치 분리▶뇌관 모두 제거다. 분리해 서로 다른 차량에 싣는 게 원칙이다. 적이나 테러범에게 탈취당해도 완전한 시스템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포탄 공격을 받거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 연쇄폭발을 방지하는 목적도 있다. 그와 더불어 호송 차량 행렬은 헌병 컨보이 차량의 호위를 받거나, 호송관이 탑승해야 한다. 호송하는 트럭 운전기사에게 적재 물품의 내용이나 중대성도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 탄두와 추진체의 분리는 이뤄졌고 뇌관도 제거됐다. 남은 문제는 호송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운전기사와 공군 당국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경찰 1차 조사와 CCTV에 따르면 사고 트럭 운전기사들이 미사일 추진체를 싣고 간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또 군용트럭 대신 민간트럭이 동원된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공군은 이를 전면 부인한다. 공군 관계자는 "탄두와 추진체를 실은 트럭 여덟 대에 호송관이 모두 탑승, 안전수칙을 모두 지켰다"고 했다. "미사일인지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달 30일 트럭에 실을 미사일 목록을 대한통운에 통보했다"고 했다. '트럭 운전기사가 모를 리 없을 뿐 아니라, 운전기사 교육은 대한통운의 의무'라는 것이다. 또 공군엔 15t 군용 트럭이 없어 전문 수송업체인 대한통운을 오래 이용해 왔다는 것이다.

60년대 도입된 노후 미사일

◆ 나이키허큘러스 미사일= 1950년대 초 미국 웨스턴 일렉트릭이 개발한 중고고도 지대공 미사일. 60년대 중반 한국에 도입됐다.

이날 화재가 난 길이 2m 직경 54㎝ 크기의 나이키 미사일 추진체는 미사일의 비행 추진력을 제공하는 장치다. 추진체엔 장약과 모터가 4개 들어있다. 장약은 니트로글리세린과 니트로셀루로스로 만든 고체형으로, 열을 받거나 큰 충격을 받으면 천천히 연소하다 폭발할 수 있다. 이날 여러 번 폭발음이 난 것은 트럭 연료통과 2개 추진체에 들어있는 장약 8개가 터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탄두는 웬만한 충격과 열에 터지지 않는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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