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감원장 “금융사에 사사건건 간섭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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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섭

“금융사 경영에 담임교사처럼 사사건건 간섭하지 않겠습니다.”

 진웅섭(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감독 방향의 전환을 선언했다. 진 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기자실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사 자율권 존중 및 관여 최소화를 핵심으로 하는 금융감독 쇄신 방안을 발표했다.

 진 원장은 금융사들의 배당·이자율·수수료·증자 등 결정 과정에 일일이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금융사가 국제기준에 따라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 거기에 대해 하라마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국이 오랜 관행에 얽매여 스스로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해 발전해나가려는 금융사의 발목을 잡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2~3년 주기의 종합검사도 2017년부터는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현장검사도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진행한다. 진 원장은 “‘투망식 검사’를 지양하고 ‘선별검사’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라며 “대신 평상시에 상시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위법 사항이 여러 번 발견되는 금융사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 자율권 존중과 별개로 금융소비자 권익침해 행위나 불건전 영업관행에는 칼을 뽑을 예정이다. 진 원장은 이를 위해 금융권 적폐 문제를 전담하는 금융혁신국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금융권 적폐로는 ▶신규계약 상품판매는 쉽게 하면서 계약해지는 어렵게 하는 금융 거래 관행 ▶과도한 신용정보 수집·활용 관행 ▶금리인하권 설명 미흡 ▶부당한 대출금리 부과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카드사들의 일방적 부가서비스 제공 중단 등이 예시됐다. 지난해 4월 금감원의 ‘중수부’를 표방하며 신설한 기획검사국은 폐지하기로 했다. 진 원장은 “자율과 창의에 기반한 금융감독은 생소하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지만 우리 경제와 금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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