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에서 대학원공부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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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직장생활과 대학원공부를 한목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된 「직장대학원」이 젊은 직장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있다.
「직장대학원」은 학교(대학)라는 교육의 장을 직장으로 옮겨 석사와 박사과정을 밟도록하는 제도.
직장대학원이 개설된 곳은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사장 정근모). 한전의 기술자회사(자회사)인 이곳은 원자력발전을 비롯한 각종 발전설비 건설에 참여하는 고급두뇌의 요람이다.
지난달 1일 개교(?)한 한국전력기술의 직장대학원엔 61명이 등록, 석사과정을 공부하며 보람을 쌓고 있다.

<취지>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는 그동안 외국의 기술과 인력에 의해 건설되던 각종 발전소 공사에 참여해 선진기술을 배우고 자체의 능력을 축적해왔다.
이런 까닭에 핵공학·기계토목 등 각종 기술분야의 직원 8백60여명중 95%이상이 대졸이상의 고급인력.
이같은 고급인력을 각자 전문분야의 기술두뇌로 양성해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계속 교육이 절실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직장을 쉬면서 국내대학원이나 외국연수를 하기엔 우리의 현실이 그렇게 여유있는 형편은 못된다.
이같은 발상에서 착안된 직장대학원은 근무를 계속하며 일과가 끝난후 회사안에 개설된 강의를 들어 전문지식을 쌓도록한다.
회사측은 지난해 7월 취임한 정근모사장의 아이디어로 「계속교육계획」(Continuing Education program)을 수립, 직원 공청회 등을 거쳐 지난달 1일 첫강의를 시작했다.
직장대학원의 또다른 장점은 동기유발. 직원들에게 계속 공부해야 각자의 발전이 있다는 분위기 조성과 함께 규정된 교육과정을 마치면 석사·박사의 자격을 부여하고 그만큼의 대우를 해준다.

<강의>
한국전력기술회사 직장대학원에 개설된 학과는 기계공학·핵공학·전기공학·계측제어공학·토목공학·경영학 등 6개분야. 강의는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고 집중적인 수업을 위해 텀(Term)제로 운영한다.
1개텀은 10주(하루 2시간씩 1주 3회강의). l개텀에 3학점짜리 1과목씩 모두 8개텀(2년)동안 24학점을 이수해야 석사대우 과정을 통과하며 박사대우 과정은 12개텀(3년)동안 36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텀제의 장점은 외국출장이나 현장파견 근무때에 쉽게 수강을 종단할수 있고 사정이 좋아지면 언제든지 재입교(?)가 가능한 점이다. 규정상으로 6년안에 규정된 학점을 따면 소정의 자격이 부여된다.

<반음>
제1기에 수강하는 직원은 석사과정 61명. 학과별로는 기계공학과가 16명으로 가장 많고 경영학과 14명, 토목공학과 11명 등의 순이다.
수강생은 대학졸업 19년째인 부장급을 포함, 차장·과장도 있으나 거의 대부분이 대학을 마친지 3∼4년째인 30대초반의 의욕이 넘치는 직원들이다.
대학졸업 5년째인 송필배씨(30·기계공학과·배관기술부과장)는 『녹이 슬어가는 머리에 기름칠을 하는 기분』이라며 엄청난 수업분량과 숙제를 감당하기 힘이 들지만 기술입국(입국)의 역군이 된다는 자부심으로 버틴다고 했다.
회사측은 교과목성적 80%, 출석 20%로 성적을 평가해 평균평점이 B학점이상이어야 수료증을 내주는 등 엄격한 학사관리를 하고있다. 회사측은 교재비만 수강생이 부담하고 수강료는 무료로 해주면서도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은 1년에 약1천만원정도의 강사료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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