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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탐사 로봇선은 우주용장비 응용한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66년 스페인해안에 떨어진 미국의 수소폭탄을 회수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것은 수중로보트인 「커브」 (CURV:Controlled Underwater Recovery Vehicle)였던 것으로알려지고있다.커브는 길이4m, 폭1·8m높이 1·5m의 크기로 전체구조는 알루미늄관으로 돼있다. 추진기·조명장치·음향기기·부상용브이·목표물을잡을수 있는 머니플레이터(기계손), 그것을 작동시키는 유압강치등을 갖추고 있다.
또 해저의 모양을 모선에 알리는 TV카메라·고성능소나 (음파탐지기) 등도갖추고있다.
모선에서는 5명의 승무원이 해저의 상황을 모니터하면서 탐색이나 회수작업을 원격조종하게 돼 있다.
KAL기의 불랙박스 탐색작업에 커브가 동원됐는지 알수 없으나 만약 커브라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작업을 하게된다.
우선 고성능 소나로 블랙박스의 위치를 탕지한다. 해저로 1백m이상 내려가면 완전한 암흑이며 조명장치도 가시거리가 3m를넘기 어렵기 때문에 음파탐지기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현재 레이저 레이다에 의한 탐색방법이 개발중이나 아직 실용화되고 있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고있다. 아르곤 레이저광은 수중에서 진공상태의 광속의 10분의1속도로 전파되므로 이 방법이 개발되면 탐색작업이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나에 목표물이 포착되면 커브를 접근시켜 TV카메라로 확인한 후 사진촬영을한다.
사진촬영에 의해 목표물이 블랙박스가 틀림없다는 판정이 내려지면 커브가 작업하기 편한 장소로 이동시켜 머니퓰레이터를 작동시킨다.
머니플레이터가 목표물을 쥐면 떨어뜨리지 않도록 기계손을 꽉 조인후 커브를 부상시킨다.
해면에 뗘오르면 머니퓰레이터가 블랙박스를 쥐고있는 상태로 커브에서 떼어내 모선에 회수한다.
커브가 원격조종로보트인데 비해 같은 스페인해역에 동원됐던 알루미노트는 유인잠수선이다.
잠수선도 머니퓰레이터와소나·조명·TV카메라등을장치하고 있으며 3∼5노트의 속도로 해저를 항해할수있는 점이 다르다.
스페인해안의 수소폭탄회수소동이후 미국은 해저탐사 기술개발에 힘을기울여새로운 수중로보트나 잠수선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68년 롱비치에서 진수한「비바마크Ⅳ」는 2개의 팔을 가진 수중로보트로 드릴·후크핸드·펌프·망치등 각종공구를 예비로 비치하고 있어 목표물이나 작업의종류에 따라 팔을 갈아끼울수있게 돼있다.
휴즈항공사가 개발한 모보트(Mobile Robot)는 여러개의 팔을 가지고 있으며 케이블로 모선에서 조종하게 돼있는 로보트다.
높이4·5 m, 직경1·5m에 무게가 3·2t(수중중량 1·73t)이나된다. 잠수선으로는 티프스타4000, 해군이 개발한 모레이등이 있다.
해저탐사는 흔히 우주개발에 비유된다. 잠수선은 우주선, 수중로보트는 우주로보트와 기능이 비슷하다는얘기다. 실제로 미국의 잠수선 설계자들 중에는 우주개발분야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많은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뛰어난 해저탐사기술은 우주개발에서 축적된 기술의 원용이라고도 할수있다.
그러나 해양전문가들은 달에 도착하는것보다 2천m해저탐사가 더 어렵다고 강조한다. 우주개발에 사용되는재료는 알루미늄합금·치탄·플라스티나등으로 족하나 수심2천∼5천m에서 견딜수있는 재료는 이보다 한단계 더 강해야한다는것이다.
미국이 KAL기 블랙박스를 인양한다면 해양개발이라는 제3의 분야에서 첨단을 걷고있음을 입증하는것이라 할수있다.【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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