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한달 청계천 24시 르포] 달라진 상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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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개통 한 달, 인근 음식점.의류점은 "개통 이후 장사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공구.기계 판매 등은 불황이어서 '청계천 효과'가 업종에 따라 달리 나타나고 있다.

청계천이 시작되는 곳에 있는 맥주집 'J. S. 텍사스'는 개통 이후 매출이 개통 전보다 50% 이상 늘었다. 야외에 내놓은 25개의 흰색 파라솔과 테이블에는 점심.저녁 손님이 꽉 찬다. 광교 옆 '내추럴 해피버거', 삼일교 근처 커피점 '카페 드 구티에', 청계2가 광통교 부근 한국관광공사 앞 등에는 거리 카페가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 잡고 있다.

청계천 6가와 가까운 평화시장.두산타워 등 의류상가에는 중.고등학생 등 젊은 층이 몰리고 있다. 평화시장 1층 입구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양정숙(51)씨는 "원래 초가을에는 음료가 덜 팔려 매출이 줄지만 이번 달에는 여름보다 되레 20%쯤 늘었다"고 말했다. 중구 입정동의 D부동산은 "실제 거래는 별로 없지만 상가 호가가 두 배 정도로 뛰었고 10평 정도 가게에 권리금이 2억원가량 붙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공구.조명.비닐 상가 등의 상인들은 "청계천 특수는 남의 일"이라고 말한다. 청계3가 공구상 주인 김모씨는 "업종 특성상 차를 대놓고 무거운 물건을 실어야 하는데 서울시의 주차 단속이 엄격해지면서 상권이 시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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