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 = 899.36원…7년여 만에 900선 아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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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급상승해 원-엔 환율이 7년2개월 만에 900선 밑으로 떨어졌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지난 주말 종가에 비해 100엔당 4.16원 하락한 899.36원에 마감됐다. 원-엔 환율이 900원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8년 8월 24일(899.02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에 비해 2.1원 떨어진 달러당 1040.2원에 마감됐다. 이에 비해 엔-달러 환율은 최근 115엔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월말을 맞은 수출 업체의 달러 매물이 서울 외환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엔-달러 환율의 하락폭보다 크다 보니 원-엔 환율이 900원 아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환율이 외환의 수급 구조에 따라 크게 출렁거리고 있지만 원화와 엔화의 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될지는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원-엔은 전통적으로 달러화에 대해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왔기 때문에 다시 동조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는 원-엔 환율 하락으로 일본의 자본재를 싼값에 수입할 수 있어 일본 이외의 시장에 수출하는 반도체.자동차 등의 업종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일본을 주요 수출시장으로 한 일부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은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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