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 나눔 실천할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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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잠깐 하기는 쉬워도 이웃을 지속적으로 돕기에는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이 따릅니다. 학점도 따야 하고 취직 준비도 해야 하고…. 몇 끼 식사나 불필요한 술자리에 쓸 돈을 모으면 이웃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윤한울(23.정치외교학) 회장 등 연세대 총학생회 간부들이 최근 '아름다운보험'에 가입했다. 윤 회장은 1인당 1만~2만원씩 20년간 보험료를 내는 보험에 들었다. 아름다운보험에 가입하면 본인이 사망한 뒤 보험금이 아름다운 재단으로 기부돼 불우이웃 지원에 쓰인다.

지난해 11월 말 '탈정치, 작은 총학'이란 구호를 내걸고 당선됐던 윤 회장은 지난 8월 연세대 캠퍼스가 8.15 민족대축전 행사장으로 사용되는 것을 반대해 정치 집회보다 학내 문제를 우선시하려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남에게 강요하거나 남으로부터 강요받는 것을 싫어한다는 그는 이웃 사랑도 직접 아름다운 보험에 가입하는 등 실천으로 홍보하겠다고 했다. 함께 가입한 정대원(28.컴퓨터공학) 정보국장은 "많은 젊은이가 '나누는 삶'을 살고 싶어하지만 정작 방법을 몰라 답답해 한다"며 "기부라고 하면 성공한 사람의 전유물로 알기 쉽지만 대학생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돈으로 보험료를 낼 계획이라는 강영준(20.정치외교학) 대외협력부장도 "인생을 정리할 때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는데 나눔의 실천을 통해 이름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 아름다운보험=기부에 보험의 개념을 도입한 상품이다. 종신보험이어서 보험료 부담은 작지만 사망 때 계좌당 1000만원의 목돈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 가입은 아름다운에프엔(www.beautifulinsu.org/전화 1566-1202)에서 할 수 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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