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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의 급우 돕는 고사리손들|청담국교성, 교통사고 당한 이윤숙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빨리 나아 친구들과 어울려 뜀박질하고 싶어요. 저금통올 털어 치료비를 마련해준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정성이 두 다리로 뛸 수 있는 힘을 줄 것으로 믿습니다.』
오토바이에 치여 머리가 깨지고 두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경희의료원에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서울청담국민학교6학년3반 이윤숙양(12).
지난7월27일 방학숙제를 하기 위해 서울청담동113집 앞길을 건너다 과속으로 달리던 오토바이에 치여 전치6개월의 중상을 입었으며 집 근처 영동병원에서 뇌수술과장수술을 받아 위험한 고비를 넘겼으나 또 한 차례 뇌수술과 다리수술을 받기 위해 경희의료원에 옮겨 전교생이 마련해준 성금으로 재기의 읏음을 되찾고 있다.
조그만 섬유회사의 운전기사인 아버지 이병룡씨(36)와 파출부로 가계를 돕는 어머니가 버는 한달 20만원 남짓한 수입으로 전세방에서 5식구의 생계를 꾸려나가기도 어려운데다가 윤숙양을 친 오토바이 주인도 보험에 들어있지 않아 치료비나 보상비를 받지 못했다.
윤숙양이 영동병원의 치료비 1백50만원 중 1백15만원이 밀려 더 이상 치료를 받을 수 없는 딱한 사정이 학교에 알려진 것은 여름방학이 끝난 8월말. 윤숙양의 같은 반 친구들은 개학을 했는데도 학교에 나오지 않자 수소문 끝에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수술비가 없어 다리수술을 못하고 있다는 딱한 사정도 전해졌다.
급우들은 학급어린이회를 열고 윤숙양을 돕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틀만에 전교생과 교직원들이 1백여만원의 성금을 마련, 수술비에 보태졌다.
그러나 청담국민학교 어린이들의 걱정은 커졌다. 윤숙양은 앞으로 6개월 정도 더 입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담국민학교 김두선교장은『윤숙양이 하루빨리 학우들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빈다』며 장기입원에 늘어날 진료비를 걱정했다. <김양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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