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요실금, 당신 삶의 질도 찔끔찔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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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입니다'.

대한배뇨장애 및 요실금학회(회장 이정구 고려대 의대 비뇨기과 교수)가 대중강연을 통해 여성들을 위한 본격적인 계몽운동에 나선다. <표 참조> 요실금은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 그러나 생명과 무관한 부끄러운 질환이라는 생각 때문에 치료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조차 요실금 여성의 25%, 유럽은 30%만이 병원을 찾고 있다.

# 요실금도 종류가 있다=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으로 속옷을 적시는 현상. 가장 흔한 것은 복압성 요실금이다. 이는 배의 압력이 요도에 전달되지 않거나 수도꼭지에 해당하는 괄약근이 약해져 발생한다. 원인은 임신과 출산이다.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이선주 교수는 "아이를 낳을 때 방광을 받치고 있는 골반 근육과 인대가 파열되고, 방광 입구와 요도가 아래로 처진다"며 "이런 복압성 환자가 전체 여성 요실금의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복압성은 배에 압력이 가해지는 달리기, 재채기, 물건을 들 때 주로 증상이 나타난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이 제멋대로 수축해 소변을 지리는 것을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빈도가 증가해 60대에 가장 많다. 방광염이나 뇌졸중.파킨슨병.치매와 같은 뇌질환, 당뇨.중추신경질환 등도 관여한다. 1~2분 내 화장실로 달려가지 않으면 샌다거나, 밤에도 소변이 마려워 자주 일어난다면 절박성 요실금을 의심한다.

# 심한 요실금은 수술이 최선=요실금은 증상 정도에 따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요실금 여성 13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집안일.쇼핑 정도의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는다는 여성이 11.2%에 달했다. 또 4.9%는 성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고 했다.

이 교수는 "요실금은 불편함을 느끼는 주관적 기준에 따라 치료방법을 달리할 수 있지만 패드를 착용하고 1시간 운동한 뒤 2~3g 이상 무게가 증가한다면 수술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행히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엔 시술 재료와 방법이 크게 개선돼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 대표적인 치료가 슬링을 이용한 수술이다. 테이프처럼 생긴 띠를 이용해 처진 방광과 요도를 복근 또는 치골에 고정하는 시술이다. 시술시간은 30~40분. 국소마취나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근육을 이완시키는 약물과 함께 방광훈련을 통해 배뇨 간격을 늘리는 행동치료를 받는다. 이정구 교수는"최근에는 방광에 보톡스를 주사하거나 방광을 지배하는 신경에 전기 자극을 통해 경련을 조절하는 등 심한 절박성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가벼운 요실금은 골반근육 운동을=골반근육은 방광.자궁.질 등 비뇨생식기를 지지해 주는 단단한 조직이다. 따라서 이완된 골반근육을 훈련시켜 괄약근을 강화시키는 것이 운동의 목적이다.

방법은 질콘을 이용한 운동, 바이오 피드백, 자기장 치료 등 다양하다.

질콘은 무게가 있는 콘 모양의 플라스틱 기구. 이를 질 속에 삽입한 다음 기구가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도록 조여주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바이오 피드백은 전기 신호 감지기구를 질 안에 넣은 뒤 근육운동을 해서 압력을 모니터로 확인하는 것. 또 전기자극 치료는 의자에 앉아 자기장 효과로 근육을 강화시키는 방법이다. 주 2회, 5~6주 시술 받아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옷을 입은 채로 치료받는 편리함도 있다.

생활 습관을 바꿔주는 것도 필요하다.

학회 홍보이사인 대구가톨릭의대 김덕윤 교수는 "비만도 요실금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체중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과 하루 6~8잔의 적당한 수분 섭취,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을 피하라"고 권했다. 방광 자극 식품에는 알코올 음료, 커피, 우유나 유제품, 매운 음식, 신맛 나는 주스나 과일류, 초콜릿, 꿀, 설탕, 토마토 등이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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