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이 카메라’ 작은 렌즈 통해 생각보다 큰 세상 보여드릴게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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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호 06면

첨단기술이 보편화된 때문일 게다.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영 폼이 나지 않는다. 심지어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하는 사람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똑딱이는 언제나 찍으려는 자에게는 세컨드 카메라요, 찍히는 자들에게 또한 의식적인 눈빛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대상이 되지 못했다.

LOUD 동참하는 안태영 사진작가

그런데 이 점이 바로 내가 똑딱이를 든 사진작가가 된 이유다. 전문가처럼 보여지고픈 욕심을 버리니 생각이 자유로워졌다. 남의 시선을 의식할수록 어깨를 짓눌렀던 장비의 무게는 커졌다. 그렇게 찍은 사진 속엔 진심이 없었다. 그저 렌즈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만이 가득했다. 나는 조금 더 세상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작은 카메라를 쓴다.

‘소통’은 흔하디 흔한 단어지만 인격체끼리 실제로 서로를 인지하고 수용하는 데는 오랜 시간과 진통이 따른다. 소통의 문화는 언어로 기획되어지고 비주얼로 인식되어진다.

LOUD 프로젝트는 내게 과거보다 좀 더 진보된 스토리텔링의 시작이요, 도전이다. 카메라는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필기도구다. 내가 LOUD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가장 큰 매력적인 부분은 이 두 가지다. 첫째 어떤 필기도구를 쓰는가가 결코 중요하지 않다는 점, 둘째 작은 카메라로 만들어진 사진들이 하나의 언어로서 대중들에게 읽혀지고 함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결국 그런 제시와 실천들이 또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LOUD의 새로운 프로젝트들은 늘 나를 설레게 한다. 연애편지를 쓰는 기분으로 카메라를 들 생각이다. 내 똑딱이는 더 다정하게, 더 디테일하게 생활 속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이다. 내 손안의 작은 카메라는 항상 내 생각보다 더 커다란 세상을 담아주었다. LOUD를 통한 내 이야기들이 더 많은 대중과의 더 큰 소통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안태영 네이버에서 ‘나는 사진을 찍는다’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다. 제3회 네이버후드 어워드 포토 부문에서 1위를 수상했으며, 제4회 내셔널지오그래픽 국제사진공모전 장소 부문에서 수상했다. 현재 삼성이미징, 시그마, 펜탁스의 서포터스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사진 에세이집 『나는 똑딱이 포토그래퍼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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