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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확장 돈 아끼려다 「졸작」될 우려|국내선청사 그대로 둔채 1㎞거리에 증축계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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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올림픽에 대비, 2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김포공항확장 기본계획이 전체적인 공항의 조형이나 이용자의 편의가 무시된 채 설계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은 교통부가 당초 현국내선 청사를 허물고 제2국제선청사를 확장하기로 했다가 허무는데 따른 예산을 줄이기 위해 기본설계를 바꾼데서 비롯된 것이다.
항공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은채 공사가 착공된다면 얼마못가 또 대폭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투자에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교통부는 연간 여객처리 능력 4백80만명의 현김포공항국제선청사는 86년에는 여객수요가 5백만명을 넘게돼 포화상태가 된다는 전제 아래 87년완공예정으로 1천9백94억원(82년 불변가·민자 5백억원 포함)을 투자, 김포공항을 확장하기로 기본설계를 마치고 올하반기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설계는 9억원을 들여 제2청사는 교우건설, 활주로와 유도로는 유신설계공단, 외곽지역은 한국종합개발공사에서 담당했다.

<활주로>
교통부는 기존활주로(폭45 m·길이 3.2㎞)를 3.6㎞로 늘리고 기존활주로와 3백60m의 간격을 띄어 평행해서 폭60m·길이 3.6㎞의 제2활주로를 신설하기로했다.
그러나 항공전문가들은 외국공항의 경우 활주로를 추가로 신설할 때는 항공기 이·착륙에 가장 중요한 풍향의 변화에 따라 활주로를 교차사용할 수 있도록 十자형의 교차활주로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평행활주로는 동시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이점은 있으나 김포의 경우는 북쪽이 비행금지구역이어서 이같은 이점을 살리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포의 풍향은 기존활주로에 적합한 32방향(북서)과 14방향(남동)으로 부는 바람이 56.7%이고 옆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43.3%로 교차활주로를 만들어야 한다고했다.

<제2청사>
교통부의 확장설계에 따르면 제2청사는 중앙에 여객터미널이 있고 양면으로 탑승교가 설치된 선형터미널형으로 현 국내선 청사와 KAL서비스빌딩 뒤편에 현청사와 대칭되게 건설한다는 것.
그러나 제2청사의 설계가 안고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이용자에게 불편을 주는 선형터미널의 구조적인 결함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
중앙여객터미널에서 수속을 밟아야하는 입·출국객들은 탑승교가 좌우로 나누어져 있어 해당 탑승교를 찾는데 당황하게 되며 따라서 항공사에서도 승객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경유승객과 입·출국승객이 서로 청사안에서 엉키게돼 혼잡을 더한다는 난점도 있다.
이와함께 기존청사와 제2청사가 8백m∼1㎞쯤 떨어져있어 경유승객은 바꾸어 탈 항공기가 1, 2청사로 나뉘게 되면 청사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탑승수속을 밟아야 한다.

<계류장>
교통부는 현재항공기40대가 계류할 수 있는 것을 계류능력 73대로 늘리기위해 제2청사앞에 10만평방m의 계류장을 만들고 제2계류장은 KAL서비스빌딩 뒤편 유도로와 접해있도록 설계했다.
항공전문가들은 이같이 계류장이 2곳으로 2분화되고 특히 기존계류장과 신설계류장사이에 항공편수가 많은 국내선청사와 각종 지상조업시설이 있게 되면 항공기 이동을 지시하는 지상관제의 부담이 가중되며 자칫 지상에서의 항공기충돌 등 대형사고의 위험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교통부관계자는 『국내선청사를 허물고 제2청사를 연결할 경우 허무는 데 따른 비용과 제2청사 건설기간 중 임시청사를 만드는데 5백억원정도의 추가예산이 필요해 현재와 같이 설계했다』고 설명하고 『활주로의 경우도 교차활주로를 건설할 경우 인근주택가의 부지매입등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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