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 파일] 입맛대로 골라먹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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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고상한 취향이라면 '서울 유럽영화제'(30일까지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 www.meff.co.kr)가 매혹적이다. 올해 세계 각지에서 선보인 유럽 영화 중 화제작 28편을 골라 상영한다. 유럽 영화의 새로운 흐름에 주목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주로 거장들의 신작에 초점을 맞췄다. 빔 벤더스의 '돈 컴 노킹'을 비롯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다르덴 형제의 '더 차일드', 감독상을 받은 미카엘 하네케의 '히든',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마이크 리 감독의 '베라 드레이크' 등이 상영된다. 또 매년 인기를 누리는 상영 섹션인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선 이탈리아의 에로 거장 틴토 브라스의 '두 잇'과 실제 정사 장면을 연출해 화제가 된 마이클 윈터버텀의 '나인 송즈' 등이 눈길을 끈다.

아시아 각국의 인디 영화를 소개하는 'CJ아시아인디영화제'(11월 3~9일 서울CGV용산, www.cjaiff.com)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은 물론 일본.중국.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스리랑카 등 10개국 이상에서 내놓은 60여 작품을 맛볼 수 있다. 상업영화에서 기대하기 힘든 인디 영화 특유의 상상력과 기발함이 있다. 막판 반전이 압권인 국내 공포물 '목두기 비디오'와 대역 없이 실제 무술 대결을 담은 '거칠마루'를 극장에서 놓친 관객이라면 이번 영화제를 노려보자. 또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를 리메이크한 일본판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는 재미도 각별하다.

단편 영화의 국제적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국내 유일의 국제단편경쟁영화제인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11월 2~7일 서울 시네코아, www.aisff.org)를 찾을 만하다. 올해는 국제경쟁 부문에 총 26개국에서 55편, 특별프로그램 부문에선 30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다큐멘터리가 안겨주는 '날것의 감동'이 좋다면 독립다큐멘터리 영화제인 '인디다큐페스티발 2005' (28일~11월 3일 서울아트시네마,www.sidof.org)가 제격이다. 또 학생들이 만든 애니메이션을 통해 상상력의 영토를 밟고 싶다면 '부천국제학생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05'(11월 4~8일 경기 부천 복사골 문화센터, www.pisaf.or.kr)를 찾을 만하다.

이외에 '갈 곳 없는 삶''맛 좀 볼래' 등 1990년대 이후 독일 영화 네 편을 상영하는 '영저먼시네마영화제'(28~29일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와 뉴욕.샌프란시스코.LA.서울.도쿄 등 6대륙 35개 도시를 투어하는 글로벌 영화제인 '레스페스트 2005 영화제'(11월 10~19일 서울 남산 드라마센터 서울애니시네마) 등도 가을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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