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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전광인 "'디그요정'에서 '요정'은 빼주세요"

중앙일보

입력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6연승 달성에는 에이스 전광인(24·1m94㎝)이 있다.

한국전력은 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V리그 5라운드 우리카드와 홈 경기에서 3-0(25-18, 25-18, 25-22)으로 이겼다. 구단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인 6연승을 질주한 한국전력은 3위(16승10패·승점44)로 올라섰다. 전광인은 이날 15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프로배구 2년차 전광인은 지난 시즌 신인상을 받았지만 팀은 꼴찌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한국전력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광인도 2년차 징크스가 없다. 공격 성공률 1위를 질주하고 있고, 수비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1일 선두 삼성화재전에서는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수비) 12개를 기록, 승리를 이끌며 공수 모두 완벽한 에이스가 됐다. 전광인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든든한 라이트 쥬리치가 들어오면서 심적으로 편해졌다. 원래 우리 팀이 수비는 좋은 반면 끝내줄 선수가 없었다. 이젠 아니다"고 강조했다.

-'디그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요정'은 빼야할 것 같다(웃음). 운이 좋았다. 나는 원래 점프를 많이 하는데, 리시브와 디그는 좌우로 움직이는 게 더 많다. 그래서 높이 뛰는 연습 외에 리시브와 디그에 맞춘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서)재덕이 형이 리시브를 우리 팀에서 제일 잘한다. 리베로보다 안정감이 있는 것 같다. 많이 배우고 있다."

-이번 시즌 한국전력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비결은.

"아무래도 든든한 라이트를 맡은 쥬리치가 있다는 게 심적으로 편하다. 우리 팀 수비는 원래 좋았다. 다만 끝내줄 선수가 없어서 반격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는데, 이제 아니다. 반격 기회를 바로 잡아서 공격으로 연결해 점수를 올리고 있다."

-삼성화재 이기고 분위기가 어떤가.

"그 땐 '이겼어?' 이런 분위기였다. 삼성화재를 이겼다는 게 잘 실감이 안 났다. 이제 우리도 강팀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솔직히 작년에는 많이 졌다. 이렇게 6연승을 하는 것도 처음이다. 교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항상 한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 뿐이다."
-세터 권준형과의 호흡은 어떤가.

"입단하고 나서 (권)준형 형에게 내가 좋아하는 볼을 이야기하고 올려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 때 형이 '난 그렇게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래서 나도 알겠다고 했다. 내가 항상 좋아하는 볼을 때릴 수는 없지 않나. 서로 접점을 맞추는 중이다. 경기가 이기고 있거나 여유가 있을 때는 준형 형과 눈빛 만으로도 소통이 되는데, 경기가 박빙일 땐 그렇지 못하다. 더 많은 대화를 통해 호흡을 맞춰야 할 것 같다."

-서재덕과는 무척 친하다.

"재덕 형과는 눈빛으로 소통이 된다. 눈빛 하나로 외식하자, 커피 마시러 가자 등 대화가 된다(웃음)."

-착지가 불안해보인다.

"공격을 하고 착지할 때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가 내가 안 넘어지면 더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넘어지면 힘을 주고 그만큼 버텨야 하는데 그게 더 힘들다. 차라리 넘어지면서 몸 전체에 충격을 흡수하는 게 낫다. 많이 공격하면서 얻은 노하우다."

-앞으로 연승이 더 이어질까.

"연승이 안 끝났으면 좋겠다. 우승까지 쭉 갔으면 더 좋고. 그런데 그게 우리 마음대로 되겠나. 상대팀이 가만히 두고볼 리도 없다. 계속 준비해서 철저하게 경기에 임하겠다."

수원=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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