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견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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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C양은 도수 높은 안경하며,가냘픈 몸매에 쉽사리 웃고 수다 떨지않는,한마디로 이지형의여성이었다. 말이 쉬워 「양」 이지30대 후반은 넉넉히 되어 보임직한나이., 뮌헨 올림픽 때 벌써 영어권 외국인의 안내를 맡았었다는 뮌헨시관광과 직원.4년제 대학은 아니고 아마 전문학교쯤 나온 재원.고급스런 영어에 거침이 없었다.
뮌헨 올림픽이 72넌, 그러니까 11년째 시청의관광과 일을 보고 있는 셈이다.
아직 미혼. 그 이유가 너무 솔직하다.가족을 줄레줄레 거느리는 것이 싫어서l. 그러나 정작 솔직한 것은 보이 프렌드가 있는데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거리낌없이 밝히는 것이었다.
바로 이 재원이 직장에서 받는 월급 (주급제지만 알기 쉽게 환산하면) 은 2천5백마르크(DM).우리 돈으로 75만원 상당이다.
그 액수의 경중은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내역이 재미있다. 「소득세 + 연금보험료 + 건강보험료 + 실업보험료」 합계 5백50마르크. 따라서 실수령액은 1천9백인마르크.
이중에서 아파트 임대료 (방하나 거실과 목욕탕)4백50마르크,자동차 월부값 얼마, 생활비를 빼고 나면 그 나머지는 묻지 않아도짐작이 된다.
그것을 더 실감할 수 있는 것은그의 저축계획이었다. 향후 10년동안 1만마르크 저축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우리돈으로 3백만원모으는 10년계휙이다.
구렁이 알 품듯한, 그 저축으로하고 싶은 일은 『오리엔트관광이나할까해요!」. 그가 말하는 오리엔트는 일본이었다.
아뭏는 G양의 월급은 꼬박 11년동안 승급없는 그대로라고 한다. 거짓말 같아 되물어도 사실이라고 되 대답. 고정직이기 때문에자기만은 승급의 기회가 없다는특별사정은 있었다.
그녀가 실업을 하면 어떻게 될까. 그날부터 9개월동안은 월 급여액의 65%를 실업보험금으로 받는다. 1천6백25마르크.9개욀 기한부이기는 하지만,따지고 보면그쪽이 편안할 것같다.9개월이지나면 물론 그 액수는 점점 줄어들어 1년반 뒤엔 생보자신세가되지만….
그러나 마이스터(일류기술자)급에 이르면 사정은 다르다.월급이 3천내지 4천마르크에 달해 소득세와 각종 복지·사회보장보험금공제율이 50%도 넘는다.누진율 때문이다. 차라리 실업을 당하면 월급의실수령액보다많은실업보험금을받게된다.스웨덴같은나라는 소득세와 각종 보험금 부담률이 73%나 된다.
G양의 경우는,한 수수한 서독 샐러리맨의 단면이지만 그에게도 부자나라의 고민이 엿보인다.
중노의 경지에 접어든 한 서독관리의 우국론은 결코 즐거운 비명이 아니었다.
『젊은이들이 일을 안하려고 해요. 놀아도 노는 값을 정부가 물어주니까요』 -.
(서독 원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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