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의 전통악기 변조와 연주실태|우상화 장단에 국약기도 변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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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북괴는 우리민족의 얼이 깃든 전래 전통국악기들에 대한 개량사업을 추진, 그 원형의 훼손및 단절만을 노정시키고 있다. 그간 밝혀진 변조악기류는 가야금·해금·양금·단소·대금·대피리·대평소등 7가지에 달하며 그 파생악기들도 10여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북괴의 국악기개조사업은 지난 64년11월7일 김일성이 문학예술부문 일꾼회의석상에서 소위 『혁명과 사회의 발전에 따른 인민들의 생활감정과 민족적 정서를 반영하는 추체적 만족 음악건설』운운으로 「민족음악현대화」를 촉구한데서 비롯되고 있다. 그 이후 5음계국악기의 연주제한성을 극복한다는 이유로 서양음악과 같은 12율반음체계로 악기개량을 추진하는 한편국악기에 양악기를 배합 복종시킨다는 그들나름의 악기편성체계를 세우고 북한식 민족음악을 창출해 우리의 전래국악과는 전혀 다른 이질적 음악체계를 도착화해가고 있다. 최근 그들 선전매체에 의해 밝혀진 국악기변조실태와 그 특징, 연주편성체계등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변조실태와 특징

<단소>
전래단소보다 음폭·음량의 확대와 취구의 개선으로 조바꿈이 편리해졌으며 연주기법에 있어 혀쓰기 기교의 다양화를 이룩, 빠른 음 진행에서 좋은 효과를 얻고잇음.

<고음 단소>
단소속악기로서 단소울림 원리를 그대로 적용한 단소의 음폭보다 한돌높게 만들어진 악기임.
음색은 단소와 같고 연주기법도 기본적으로 같음.

<저대(대금)>
단소보다 한돌낮은 음폭으로 중주·관현악에서 독자적인 주선율을 담당하는 악기임. 파생개량악기로 고음·중음저대가 있음.

<고음 저대>
저대보다 그 크기를 2분의l로 축소개량한 한돌높은 파생악기로 선율연주보다 화성연주에널리 이용되고 있음.

<중음 저대>
저대와 고음저대의 중간음폭을 지닌 악기로 연주기법은 저대와 기본적으로 같고 선율연주시 그 효과는 타악기에 비해 월등함.

<장새납>
새납(대평소)을 개량해 복잡한 조바꿈의 연주를 가능케 만들어진 악기임. 그 음색은 일반적으로 콧소리에 가깝고 진하며 처량함. 연주기법상 굴림소리 연주효과는 단소·저대속악기보다 좋지않음..

<대피리>
소피리·대피리·저음피리로 확대 개량해 고음·중음·저음등의 모든 음역을 연주할수 있게됨. 대피리의 경우 취구·누르개등을 개량해 12음체계악기로 다양한 농음·굴림·끌소리주법에 의한 민요풍 기악곡 연주가 가능해짐.

<해금>
종래 2현서 4현으로한 소해금·중해금·대해금·저해금등 4가지로 확대개량코 독주·중주·합주·관현악을 비롯, 기악앙상블에서 활악기군을 형성함.

<가야금>
종래 13현서 9현으로 바뀜.

<양금>
12율반음체계로 조율된 44현으로서 불필요한 여음제거를 위해 새로운 소리멈춤장치를 만들어 민족적장단과 반음게적 선율진행이 가능해짐.

<옥류금>
전래 뜯음줄악기의 고유특성과 강점들을 집대성해 29현으로 된 길이1천3백25mm, 폭4백90mm, 두께 70mm의 공명체악기임.
단·양악기 혼합편성
지난7O년초 「피바다」 「꽃파는 처녀」(김일성우상가극)등에서 나타난 국·양약기혼합편성시도를 보면 현악기군에서 금속악기대 바이얼린악기 편성비율을 1대1, 목관악기군에도 8종류의 개량목관악기와 플롯대 클라리넷편성비율을 9대2로 하였으며 이외에 양금·가야금·트럼본·현악기군저음악기들을 편입시켜 소위 개량국악기+양악기편성등식에서 제3의 색깔, 즉 조선식선율을 창조해냈다고 주장하는 한편 최근에는 국악반주편성에서도 ▲목관악기독주에 소해금2, 대해금l, 저해금1, 양금 또는 가야금1편성▲현악기에 단소·저대편성▲해금속악기·목관악기에 옥류금1 편성을 시도함으로써 이들 개량악기의 연주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옥류금의 연주기법개선에의한 반주편성시도로 종래 반주 소편성(5∼7명) 중편성 (15∼21명)의 문제점들이 해결되었다고 선전하고있다(조선예술 83년4월호).
이상과같은 북괴의 국악기개량 및 국·양혼합관현악편성체제의 도입은 소위 주체적민족음악 현대화란 기치아래 전통국악양식으로부터 이탈만을 가속화시켜 이질화된 민족음악만을 낳고있어 그 문제점들이 점차 대두되고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그들 선전물에 기고된 「해금의 특성과 연주기법」에서 해금의 개량확대로 본래 전통적 음의 색깔을 벗어났으며 연주기법 또한 바이얼린식 주법모방을 도입해 해금고유의 연주기법상의 문제점들에 대한 그 개선을 역설하고 있는데서도 잘 나타나고있다.(조선예술 82년6월호).
이로볼때 그간 북괴의 주체적 민족음악 현대화란 것이 전래국악기의 서양음계식 개량과 양악기연주주법등의 모방에 급급, 전통국악기개량발전에 의한 민족음악 계승이 아닌 김일성우상 선전수단으로 이용돼 전통국악의 훼손과 단절만을 가져온 결과를 빚고 있는 것이다.【서울=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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