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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 일자리가 많아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주부취업이 본격화될 움직임이다. 지난 81년7월 대우를 시발로 기혼여성의 공개채용이 이루어진 이래 삼성·한국데이터통신·은행·보험업계를 비롯, 최근들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주부들의 인력활용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부취업은 상시고용과 시간제의 두형태. 시간제가 상시고용보다 주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시고용제인 대우의 경우 현재 25명의 기혼여성이 근무하고 있다. 주업무는 번역·상담·비서·설계·디자인·전산부문으로 올 하반기에도 기혼여성공채를 실시할 계획이다.
컴퓨터산업의 신장세를 타고 한국데이터통신사에서도 주부5명에게 컴퓨터를 이용한 안방근무시대를 열었고 삼성에서도 요리지도·판촉·디자이너부문에 주부직원 6명을 공개채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18일 신문지상을 통해 정규 주부사원을 모집한 신세계의 경우 26일 마감까지 30명정원에 1천4백명의 신청자가 몰리는 열띤 경쟁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주부취업의 특징은 대부분이 고졸이상의 고학력 소지자라는 점이 흥미롭다.
사실 지금까지 주부들의 취업은 저소득층에서 부분적으로 시도되어 왔는데, 국립중앙안내소에 의하면 지하철현장근무·파출부·잡역부·우유배달·영업사원·판촉사원분야에 주부취업이 이루어져왔다고 전한다.
요즘들어 붐을 이루는 주부취업은 역시 백화점을 중심으로한 유통업계와 모니터제도. 모두 시간제 근무로 지난 77년 럭키금성그룹의 희성산업이 선두주자로 꼽힌다.
현재 서울시내 12개 슈퍼마킷에 계산원으로 채용하고있는 희성산업은 인근지역 주부를 대상으로 하루3시간씩 근무한다. 평일 시간당 6백50원, 휴일에는 시간당 8백50원으로 평균 월7만원 선이다.
이러한 백화점안 주부취업은 롯데쇼핑·신세계·한양유통도 실시하고 있는데 인원은 업체당 6∼10명선. 연령은 대략 35세에 이른다.
배경화씨(30·신세계지하식품부)는 8년간 근무하던 신세계에 걸혼 3년만에 시간제근무 사원으로 재취업한 케이스. 『시부모님이 가사를 돌봐주셔서 취업하게 되었다』는 배씨는 『아기를 낳고 사회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뚜렷이 갈데가 없었다』면서 『백화점근무는 윌급보다도 생활정보를 엊고 사람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어 가정생활 또한 활기가 넘친다』고 소감을 말한다.
그는 며칠전 받은 일당으로 돌 지난 아기의 보험금을 지불했다며 자랑스러워한다.
이밖에 모니터제도 또한 시간제근무로 각광을 받고있다니 KBS·MBC의 특정프로를 본다음 평가보고서를 제출하는 방송모니터제도를 비롯, 점포의 서비스상태를 점검하는 은행모니터, 의류회사에서 고객의 반응을 알아보기 의한 고객모니터, 그밖에 신세계·롯데에서 판매사원의 서비스태도·상품의 질·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모니터등이 월12만∼6만원선에서 시간제근무를 하고 있다.
모니터제도의 붐을 타고 주부클럽연합회는 주부 모니터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할 계획도 마련하고있다.
그러나 이러한 취업현실은 날로 증가추세에 있는 취업을 원하는 주부인구를 소화해 내기에는 초보단계에 불과하다.
가정과 직장의 일을 함께 수행할수 있는 주부 취업직종은 영업·관리직을 비롯, 번역· 통역·상담직. 주택설계에서 시공·판매까지 상담할수 있는 주부 어드바이서, 광고선전 아이디어 제공, 컴퓨터 은행원, 케이크 데커레어션, 스타일리스트등 개발 여지에따라 무한에 가깝다.
그결과 최선종교수(중앙대·사회학)는 『재취업·계속근무 및 시간제 근무등으로 주부취업이 보다 활성화 되기 위해선 여자가 할수 있는 직종에서 과감히 탈피, 전문기술직으로 취업의 두터운 벽을 타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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