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요르단 조종사 '철창 속 화형'…처형 방법 바꾼 이유 알아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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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억류한 요르단 조종사를 불태워 살해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이슬람 무장세력 웹사이트에 게시했다고 AP가 3일 보도했다.

IS가 공개한 영상에는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26) 중위가 불길에 휩싸여 죽는 장면이 담겨있다. 영상에는 앞서 IS에 억류됐던 인질들의 참수 동영상에 새겨져 있던 IS 공식 라디오 방송인 ‘알 푸르칸’의 로고가 들어있다.

영상 초반에서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거나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두 나라의 합동 훈련 등을 보여주며 요르단을 비난한다. 이어 알카사스베 중위가 미국 주도의 IS 격퇴 국제연합군의 IS 공습 작전을 설명하는 인터뷰와 시리아 어린이들이 국제연합군의 공습으로 죽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마지막 부분에서 IS 대원들이 알카사스베 중위를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공터에 설치된 철창에 가두고 불질러 살해하고는 불도저로 건물잔해로 덮어버린다.

IS가 인질을 화형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국제연합군의 공습으로 숨진 시리아 및 이라크 국민들과 같은 방식으로 알카사스베를 처형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르단 조종사 알카사스베 중위는 지난해 12월 시리아 라카 인근에서 F-16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IS에 붙잡혔다. 그는 미국 주도 연합공격을 펼치다 생포된 첫번째 조종사다. 그동안 요르단 정부는 IS의 요구에 따라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테러범 알 리샤위와 알카사스베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먼저 알카사스베의 생존 증거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IS는 지난주 “알 리샤위를 5일까지 석방하지 않으면 알카사스베는 죽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알 리샤위는 지난 2005년 60명을 숨지게 한 호텔 테러 공격 개입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요르단 정부가 4일 이슬람국가(IS)가 자국의 조종사를 화형시킨 데 따른 보복 조치로 알 리샤위를 포함해 2명의 테러범을 처형했다.

AP 등 외신은 이날 요르단 정부가 여성 테러범 알 리샤위와 성별이 확인되지 않은 수감자 1명을 사형 집행했다고 보도했다.

알 리샤위는 지난 2005년 암만의 호텔 3곳에서 5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2006년 사형을 선고받아 10년째 수감 중이었다.

앞서 요르단 정부는 “IS가 지난달 알 카사스베(26) 중위를 살해했다"며 이에 대해 "보복하겠다”고 3일 밝힌 바 있다. IS는 같은날 알 카사스베 중위를 쇠창살 안에 가둔 뒤 불태워 살해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IS가 공개한 동영상을 본 전 세계는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알 카사스베 중위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주도한 국제동맹군의 공습에 나섰다가 전투기가 추락해 IS에 생포됐다. 그는 미국 주도 연합공격을 펼치다 생포된 첫번째 조종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IS가 동영상을 공개한 직후 "이번 사건은 IS를 분쇄·격퇴하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한층 높일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반인륜적 행위”라며 비난했다. 반 총장은 “고인의 가족들과 슬픔을 함께한다”면서 “요르단 정부 및 요르단 국민과 함께 이번 만행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은 전 세계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테러와 극단주의에 맞서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요르단 정부는 그동안 IS의 요구에 따라 알 리샤위와 알카사스베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다.

온라인 중앙일보
‘요르단’ ‘IS 요르단 조종사’. [사진 YTN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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