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투자원금 공개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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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르면 내년 4월부터 변액보험의 투자원금이 공개된다.

김창록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25일 "변액보험 가입자가 보험료 중에서 실제 투자되는 돈이 얼마인지 알 수 없어 불만이 많다"며 "보험사들의 내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4월부터 공개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변액보험은 보험료 전체가 채권이나 주식 등에 투자되는 것이 아니라 보험사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등을 제외한 나머지만 투자되는데 유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내년 4월을 목표로 생보협회.생보사 등과 변액보험의 투자원금 공개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다만 보험사의 전산 시스템 준비나 설계사 교육 문제 때문에 일정이 다소 늦어질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생보사들은 현재 만기와 상품 내용에 따라 납입 보험료 중 80~95%를 주식과 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자는 변액보험을 일반 펀드와 비슷한 상품으로 생각, 자신이 납부한 보험료 전체가 투자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사업비로 떼는 비율이 저축성 보험인 연금보험보다 훨씬 높아 보험을 중도 해지한 계약자가 해약환급금이 너무 적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잦았다.

금감원은 변액보험 투자 원금 공개는 기업의 원가 공개와 마찬가지므로 신중해야 하지만 외국의 경우에도 변액보험에 한해 투자원금을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9월 초기 투자원금 비율을 높이기 위해 사업비를 보험 가입 뒤 7년간 집중적으로 떼지 말고 가입기간 전체에 걸쳐 매년 균등 부과하라는 공문을 생보사에 내려보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료에서 떼는 돈의 대부분이 사업비이기 때문에 투자원금 공개는 사실상 사업비 공개와 다름없다"며 "펀드 등 다른 투자형 상품과 비교될 수밖에 없어 영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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