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물밀듯…한숨돌린 「소녀가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개학을 하면 어머니 병간호가 걱정이예요.』
소녀가장 김윤숙양(중앙일보8월6일자 사회면보도)은 어머니 병간호와 집안일, 밀린 방학숙제까지 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쁘지만 하루하루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
8년동안 치료한번 제대로 받지 못했던 어머니 이정희씨(48)가 지난12일 경희의료원에 입원한 후 매일휠체어에 태우고 베란다에 나가 바람을 쐴때면 어머니 병상곁에서 쪼그리고 앉아 새우잠을 잤던 간밤의 피로도 말끔히 가셔버린다.
윤숙양은 매일아침 어머니와 함께 7층에 있는 원내교회에 가서 기도를 드릴수 있게된 것과 복도의 서가에 있는 책을 실컷 볼수 있게된 것이 무엇보다도 기쁘다고 했다.
『제가 없는 동안 아버지와 오빠가 불편한 점이 많을 거예요. 어린 동생도 그렇고요.』
윤숙양은 가장답게 가족들의 걱정도 잊지않는다.
20일 현재 본사와 지방지사 해외지사에 접수된 성금은 총7백49만2천37원으로 이 가운데 6백51만1천3백3원이 김양가즉들에게 전달되었고 이 돈은 서울상계2동새마을금고(이사장 김영덕)에서 관리해 주기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더스트리시에서 양장점을 경영하는 재미교포 임용순씨는 『어른도 참기 힘든 일을 어린소녀의 몸으로 부모님께 효도하며 학교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항상 웃음을 잃지않는 자세에 감동됐다』는 편지와 함께 미화 2백달러를 보내왔다. 또 켄터키주 루이빌시에 살고있는 교포 나종대씨(38)는 『김양의 이야기는 미국의 교포2세들의 잊혀져가는 우리네 효도를 일깨워주었다』면서 김양에 관한 기사를 3자녀에게 자세히 들려주었다고 했다. 나씨는 부인 김계자씨(64)와 함계 성금 25달러를 중앙일보 시카고지사에 맡겼다.
시카고 염미식품(대표 염범식)사원들도 2백달러를 거두어 시카고지사에 맡겨왔다.
이밖에 시카고거주 익명의 독자가 1백달러와 30달러를 각각 지사에 보내왔고 미시간주 캔턴시에 사는 박용택씨(34·상업)도 50달러를 맡겼다.
○…사내(사내) 방송으로 김양돕기 캠페인을 벌인 삼성반도체통신 구미공장 사우회(회장 이재웅)는 16일까지 11일동안 1천여명이 김양돕기 운동을 벌여모은 성금 52만1천6백64원을 17일 본사에 맡겨왔다.
○…서울신월동 수도침례교회(목사 신소철)학생회원 2O명은 신도들을 상대로 김양돕기 생필품판매운동을 벌여 이익금5만8천1백20원을 본사에 말겼다.
○…자신을 「전씨」라고만 밝힌 84세의 할아버지는 자녀들이 주는 용돈을 모아 10만원을 기탁. 전할아버지는 『정작 도우려고 했는데 10만원에서 2만원이 모자라 이를 채우느라 늦었다』고 했다.
○…휴일인 13일 서울남가좌동에서 웨이터로 일한다는 27세 청년은 애인과 함께 본사로 찾아와 『데이트비용을 절약해 1만5천원을 만들었다』며 자신의 작은 성의가 김양의 삶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일에는 시카고거주유학생 20명과 문경안목사(45) 가 경희의료원으로 김양을 찾아와 성금6만원을 전달하고 병상에 누운 어머니 이씨를 위해 찬송과 기도를 해주었다.
이밖에 정성어린 성금을 보내준 독자들은 다음과 같다.
▲상업은행서소문지점 10만원▲대구시 강점록씨 1만원▲부천시원내설부녀회장 임광자씨 3만원▲서울보문동 최희자씨 2만원▲새한성라이온즈클럽 10만원▲부산시대연동 윤경화씨 2만원▲서울압구정동 한양아파트8동1l05호 박학자씨 10만원▲경기도시흥군군자면원곡국교1년 김보균군 1만원▲박성준군1만원▲서울서초동30대 익명의 주부 5만원▲서울동부이촌동3O대 익명의 독자 5만원▲서울대조동 루터교회 유년주일학교(전도사 이종수) 1만9백50원▲여의도순복음중앙교회교인 강현민씨 3만원<김재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