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파리떼·밤엔 모기와 씨름 악취에 숨막힐 지경 | 둔촌동 국립경기장 쓰레기 매립지 주인들 대책진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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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바람에 날려오는 쓰레기썩는 냄새속에서, 낮에는 몰려드는 파리떼와 씨름하고 밤이면 모기떼에 시달리느라 지쳐버렸읍니다.』
둔촌동 국립경기장부지 주변 주민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이 경기장 부지를 쓰레기로 매립하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둔촌동을 비롯해 성내1,2동 주택가및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유난히 짜증스런 이번 여름을 뜻밖의 고통에 시달리고있다.
둔촌동 국립경기장부지는 모두 50만6천평으로 이가운데 논·밭으로 쓰이던 3만평은 지대가 낮아 현재쓰레기로 매립, 땅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쓰레기매립은 단계별로 진행, 1단계는 지난4월12일∼6월12일까지 끝났고 2단계공사가 6월18일부터 시작돼 작업이 한창 진행중인데 강동구관내 쓰레기는 모두 이곳으로 운반돼 버려지고있다.
5천여평에 버려진 쓰레기더미는 일부만 흙으로 덮여있을뿐 나머지 쓰레기는 그대로 방치돼있는 실정.
이때문에 파리 모기등 각종 해충이 들끓고 더구나 쓰레기중 음식물 찌꺼기는 논바닥 괸물에 쌓여 썩으면서 내뿜는 악취로 옆을 지나기조차 힘들 정도다.
『악취에 숨이 막힐 지경이고 창문만 열면 파리떼가 방안으로 날아들어 벽에 새까맣게 달라붙는 바람에 마치 검은색 종이로 벽을 발라 놓은것 같다』며 한달전 경기장부지 바로 앞으로 이사를 온 이순임씨(40·여·성내1동448의30) 는 「이사온 것이 여간 후회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피해거리는 반경 1km정도에까지 미쳐 이곳에서 8백여m 떨어진 공주정육점주인 배경시씨(35·성내1동438의24) 는『자신이 겪는 악취는 참을수 있다고 해도 팔려고 내놓은 고기에 파리떼가 달라 붙어 장사에 당장 지장을 받고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가 심한 곳은 둔촌동주공아파트단지안 7천여가구 주민들.
아침이면 빠짐없이 조깅을 해오던 방순석씨(45·둔촌동주공아파트201동)는 『악취때문에 5년간 계속 해온 아침뛰기운동을 그만둔것은 재쳐두고라도 출근길에 역겨운 쓰레기썩는냄새를 맡고나면 하루 기분을 잡치고만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김형배씨 (30·둔촌동주공아파트401동) 는『무엇보다 전염병이 발생할까 두렵다』 며 『쓰레기매립을 중단하든가 매립한 쓰레기를 소독한 후 흙을 덮어 달라』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이같은 고통을 반상회때마다 안건으로 올려 여러차례 관할 강동구청에 호소 했으나 고쳐지기는 커녕 쓰레기매립으로 인한 피해가 오히려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 기사는 쓰레기로 매립되는 둔촌동 국립경기장부지에서 발생하는 악취및 파리 모기등으로 시달리는 성내1동과 둔촌동 주민들의 호소에 따라 취재한 것입니다.
"매립불가피, 피해 줄이겠다"
▲강동구청=국립경기장부지조성에 필요한 공사비절감과 쓰레기처리의 2중효과를 노려 쓰레기처리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때문에 쓰레기 매립은 불가피하다.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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