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보건연 국내현황 조사|불임수술 비율 여자가 남자의 3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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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인구 40, 000, 000.
가족계획의 필요성을 실감있게 느끼케 해주는 숫자이기도하다.
과거에는 생산의 주체이던「인구」 이제는 소비의 주체로 바뀌면서 인구억제를 위한 각종 시책이 총동원되고있다.
불임수술도 그중의 하나.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또 어떤사람들이 불임 수술을 받았는지 한국인구보건연구원이 그동안 조사 분석한 보고서를 종합해 알아본다.
우리나라에서 남성의 정관수술은 62년부터, 여성의 난관수술은72년부터 정부의 사업으로 추진되어왔다.
정관수술은 첫해에 3천4백13명이던 것이 그후 매년 크게 늘어나 지난해에는 5만3천1백표명으로 21년간 모두 55만4천4백70명의 남성이 불임수술을 받았다.
난관수술은 72년 첫해에 3천2백83명이던 것이 75년에는 1만4천명, 77년에는 18만명, 그리고 지난해에는 23만명을 돌파해 11년간 모두 1백21만9백95명에 이르고 있어 남녀모두를 합치면 1백76만5천여명이 영구 불임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전국민의4%정도가 불임수술을 받았다.
금년목표는 정관이 8만명, 난관이 23만명이나 이미 상반기에 정관이 지난해 수준인 5만6백13명, 난관이 18만4천9백54명으로 목표를 크게 웃돌고있다.
이를 남녀비로 보면 72∼82년사이 수술을 받은 10명중 남자는2·4명으로 여자쪽이 3배이상이나 된다.
이같이 여자쪽이 훨씬많은 이유는 30세전후에 단산하는 부부에서 한창 활동해야할 남편대신 부인쪽에서 받는 사회·문화적 가치관의 차이, 그리고 난관수술이 과거에 비해 시술기법이 발달해 간편하고 부작용도 적어졌으며 또 시술서비스체제가 늘어난 때문으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되리라는것이 한국인구보건연구원 고갑석연구조정실장의분석이다.
지난해 인보연이 전국 1백43개지역의 기혼여성 5천3백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피임법」 에서도 43·5%가「여성불임술」이라고 응답해 「정관수술」5· 6%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을 보였다.
난관수술부인의 평균연령을 보면 73년 34·5세이던 것이 76년33·5세, 79년 32·9세, 80년 32·5세, 81년 31·9세, 82년 31·3세로 매년 그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남편이 정관수술을 받는 경우도 마찬가지.
수술당시의 평균자녀수도 79년에 3·0명이던것이 80년 2·9명, 81년 2·8명, 82년 2·7명 (도시2·3명, 농촌 3·0명) 으로 평균연령과 함께 일찍 단산하는 경향을 보이고있다.
1∼2명의 자녀를 둔후 피임을 실천하는 율을 보면 79년에 전체피임실천자의 38·0%이던 것이 80년에는 42·9%, 81년 47·0%, 82년 54·5%로 2자녀 이하에 만족하는 부부가 점차 늘어나고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있다.
또 다른조사에 의하면 35∼39세 부인층의 경우 76년에는 피임대상부인 1백명당 7명정도가 난관수술을 받던것이 79년에는 23명, 82년에는 39명정도로 증가했으며 25∼29세군의 경우에도 76년에는 1백명당 1· 6명이던 난관피임자가 82년에는 11·9명으로 크게 늘어 조기단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교육정도에 따른 불임수술경향은 82년의 경우 난관수술은 국졸이하가 47·1%(도시 36·4%, 농촌 62·1%)로 절반정도였는데 이는 10년전이나 거의 비슷한 수준.
한편 대졸부인의 경우 본인이나 남편의 난관·정관수술률이 점자 높아지고 있다.
예를들면 대졸피임대상부인 1백명당 부인이나 남편이 수술을 받은 비율은 76년에난관 11·0%, 정관3·5%이던것이 79년에는 15· 8%, 10· 3%로, 82년에는 16· 5%, 11·3%로점차 고학력층의 수용태세가 높아지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적으로 여성쪽의 수술률이 훨씬 높지만 여성이 직업을 갖고있는 경우는 남편이 정관수술을 받는 경향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별로는 난관수술의 경우 천주교인이 월등히 많았고 정관수술은 기독교와 천주교인이 많았으며 무종교인이 제일 낮았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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