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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초 지지율 믿지 마라, 중도를 포섭하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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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호 04면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법칙이 존재한다. 임기 초반 높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반드시 떨어졌다. 하지만 반등의 기회는 누구나 있었다. 반면 어느 대통령도 4년차 이후 지지율 50%를 넘지 못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가 지지율을 관리하기 위한 ‘십계명’을 제시했다.

대통령 집권 중반 지지율 십계명

①임기 초 지지율을 믿지 말라=임기 초반에는 측근들까지 높은 지지율에 도취되곤 한다. 그러나 이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일시적 현상이다. 재임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지율은 반드시 하락한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 임기 초반부터 계획성 있게 추진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②핵심적 기대에 부응하라=모든 공약을 다 실천할 수는 없다고 해도 핵심적 공약의 실천은 중요하다. 대선 중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공약은 그 시기에 국가적으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4년차를 넘어서면서 지지층이 빠진 건 ‘경제 대통령’이라는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핵심 공약은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③경제 효과를 체감시켜라=객관적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것보다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주관적 경제지표가 지지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급격한 고용 증대처럼 피부에 와 닿는 변화가 없다면 지표상의 개선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④국정을 직접 알려라=지지율 유지의 관건은 홍보다. 그걸 청와대 홍보수석이나 대변인, 부처 장관에게만 맡길 순 없다. 국민은 대통령이 직접 행한 말과 행동을 원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카메라 앞에 서서 정책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설파하라.

⑤절차를 중시하라=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절차나 과정을 소홀히 하면 지지획득에 한계를 맞게 된다. 김영삼 정부는 금융실명제 등으로 전폭적 지지를 받았으나 곧바로 깜짝쇼와 개혁 피로감에 빠졌다. 김대중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도 지나친 불투명성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⑥도덕적 비리를 피하라=도덕적으로 지탄받을 만한 스캔들이 터지면 지지율 급락뿐 아니라 회복도 어렵다. 노무현 정부도 집권 초기 나라종금 사태 등 측근 비리가 불거지며 도덕성이 크게 손상되며 통치력 누수의 원인이 됐다.

⑦여당을 관리하라=여당이 내 편이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후반기에 접어들면 더 무서운 호랑이로 변하는 게 여당이다. 공식 통로뿐 아니라 비공식적 스킨십도 늘려야 한다.

⑧외교에 의존하지 말라=외교적 성과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등으로 지지율 상승에 도움을 줬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⑨야당과 소통하라=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야당은 한동안 취약하다. 하지만 선거를 통해 다시금 세를 끌어모으며 강력한 반대파로 부상하게 된다. 야당과의 접촉 유지는 위기관리의 필수요건이다.

⑩중도를 포섭하라=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지지층은 이탈한다. 결국 우파 정권이든 좌파 정권이든 중도 개혁적인 노선을 통해 중립지대를 공략하는 게 그나마 지지율 하락을 제어할 수 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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