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단계 따라 맞는 책 골라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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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고교 학교생활기록부에 독서 활동을 적게된다. 이에 대비해 독서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독서는 습관이다. 어린이에게 독서하는 습관을 갖게 하려면 부모가 부지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유아기에 어린이가 책을 좋아할지 싫어할지 결정된다고 한다. 겨우 걷고 말하던 아기 때 엄마 혹은 아빠 품에서 보았던 그림책 한 권이 소중한 추억이 되어 책에 대한 호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림과 글을 연계하며 읽어내는 기초적인 능력을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적기'라는 말이 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어린이의 발달 단계와 흥미에 맞는 책을 찾아 헤매야만 올바른 독서와 독서의 생활화가 가능하다. 독서와 관련해 아이들의 학년별 발달 단계 및 특성을 살펴본다.

★초등학교 저학년(6~8세)=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해 시간과 순서에 대한 개념과 현실과 상상에 대한 개념이 생긴다. 큰 개념(과일)과 작은 개념(사과, 포도, 수박)을 구분하며 글자와 음의 관계를 아는 등 문자 언어가 발달한다. 독서 흥미 발달 측면에서 보면 이 시기는 우화기다. 이때 어린이들은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고 단순한 도덕성이 담겨진 단문 형식의 우화를 좋아한다. 따라서 이때는 여러 가지 형태의 놀이를 독서 활동으로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어린이와 엄마가 돌아가며 이야기 이어서 말하기, 스피드 퀴즈, 끝말 잇기, 소리를 색깔이나 모양. 동작으로 표현하기, 형태를 소리나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이 있다.

★초등 중학년(8~10세)='이해하는 독서'가 시작되는 시기다.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사고가 가능해지고 현실과 상상을 완전히 구분하며 한 가지 주제로 친구들과 토론할 수 있게 된다. 독서 흥미와 수준의 개인차가 커지며 편독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상상의 세계를 이해하면서 즐기게 되므로 모험적인 이야기와 친구간의 우정이나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갖가지 소재를 다룬 동화를 좋아한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문학 작품을 읽고 생각을 비교하며 서로 다른 견해를 이해하는 토론 활동은 어린이들의 관심과 사고를 다양화하여 폭넓은 독서를 가능하게 한다. 어린이가 만화에 탐닉한다고 하여 무조건 만화를 못 보게 하기보다는 부모가 함께 읽고 이야기한 후 그와 관련된 다른 읽기 자료를 권해 주는 편이 좋다.

★초등 고학년(10~12세)=초등학교 3, 4학년때는 편독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데 관심을 두어야 한다면 초등학교 5, 6학년때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많은 읽을거리를 접하도록 해야 한다. 이 시기의 어린이들은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 여러 가지 해결책을 생각해 내며 이를 평가해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한 방법을 선택하는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해 진다. 신문이나 잡지, 음악, 그림, 영화 등의 다양한 매체와 연결시켜 다방면의 읽기를 시도해 볼 수 있다.

독서 경향의 성적인 차이가 현저해져 여자 어린이는 창작 동화나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고 남자 어린이는 모험이나 탐험이야기, 역사이야기 등을 좋아한다. 전기물을 통해 어린이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우정이나 협동심 등을 주제로 다룬 성장 소설류를 통해 사춘기에 대비하게 한다면 어린이들의 가치관 형성과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우철 (한우리독서문화 운동본부 연구소 실장)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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