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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수의 1진화 서둘러야〃주전들만 계속뛰어 막판엔 기진맥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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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사용파울루 (브라질)=이민우특파원】한국은 제9회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최단신의 핸디캡을 안고도 기대이상의 4위를 차지한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앞으로 부단한 장신발굴과 함께 한국형농구와계속적인 개발·육성이 있어야만 국제무대에서 버텨나갈수있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한국형 농구는 이번대회에서 보여준대로 수비에선 적극적인 강압수비로 상대의 실책을 유발하고, 공격에선속공과 딜레이 플레이(지공) 로 장신서양선수들의 페이스를 흐트러 놓는 것으로 요약될수 있다.
한국은 이 전법으로 대회초반 연승의 쾌조를 보였으나 중반이후 체력이달려 고전을 면치못했다. 이는 경기마다 강력한 쳬력전을 펼치면서도 1, 2진의 기량차이로 원활한선수기용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시종 6, 7명의선수만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소모가 더욱커 종반엔 거의 기진맥진한 탈진상태가돼버렸다.
따라서 한국은 내년5월쿠바 아바나의 프리올림픽(4위이상 본선진출)을 앞두고 체력강화와함께 12명전원의기량의 차를 극소화시켜야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임영보·조승연코칭 스태프는 『한국은 아무리 장신화를 애써도 체질적으로 영원히 서양선수들을 따라갈수없다. 그러므로 체력과 기술을 고루 갖추는 끊임없는 훈련으로 신장의 핸디캡을 극복할수밖에없다. 올림픽예선을 위해서는 대표팀에서 4∼5명의 교체가불가피하며 성정아 (1m84cm) 이은석 (1m90cm)등장 신선수들을 기용해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은 이번대회에서 4위를 마크하면서도 숙적 중공에 2연패함으로써 충격이 컸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아 한국은 중공에 모든면에서 한수 뒤졌다. 승부의 결정적인 열쇠인 신장의 열세 (평균신장중공1m84cm, 한국1m78cm)와 함께 선수개개인의 테크닉에서도 열세에 있다는것이 코칭 스태프의 솔직한 진단이다.
중공은 지난80년 홍콩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대패한뒤 세대교체와 함께 동구 (동구) 와 미주(미주)를원정, 이번대회뿐안아니라 내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장기적으로 대비해왔다.
특히 이원정경기에서 중공은 거의 쓸모없는 선수로 평가받던 자이언트 진월방을 경기마다 20분씩 뛰게해 꾸준한 인내를 갖고 육성해왔다.
결국 이같은 장기계획이 2년만에 결실, 중공은 지난해 뉴넬리 아시안게임이후 내리3번째 한국에 패배를 안겨주었다.
한국은 박찬숙에 지나치게 의존, 박이 5반칙 혹은 부상으로 결장할 경우에 대비한 비상전략이 전혀 없었다. 또 김영희에 대해서도 대외시위용으로 선수단에 포함시켰을뿐 기량연마에는 힘을 쏟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또 농구협회는 선수선발에서 성정아라는 슈퍼스타가 있었음에도 스카웃파동의 장본인이라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대표단에서 제외시키는 근시안적인 조치를 내려 대표팀의 전력극대화를 스스로 포기했다.
한국은 중공과외 3,4의전에서 후반초반 박찬숙이 5반칙으로 빠지자 단숨에 팀웍이 무너지고말아 성정아의아쉬움이 더욱 컸다는 코칭스태프의 말이다.
중공은 이번대회에 마사지사와 의사를 데리고 오는등 한국과 좋은 대조를보였다. 한국은 막판의 결정적 고비에서 박찬숙·김화순등 두 기둥이 각각 발목과 손가락을 다쳤으나 전속의사가 없어 병원을 찾아 헤매는등 경기에 큰 지장을 받기도했다.
또 이번대회에서 1, 2위를 차지한 소련·미국팀은 감독들이 교체되지않고 오랫동안 팀을 지도해왔다.
소련의 「리디아·알렉세바」(56) 는 지난59년 제3회세계선수권대회이래 25년간대표팀을 이끌면서 세계선수권 통산 6차례, 올림픽2차례등 공식대회 무패의 신화를 창조해봤다. 또 미국의 「패트·헤드」감독 (38)은 지난79년 제8회 서울대회이래 대표팀을 지도해와 감독교체가 잦은 한국에 좋은 교훈이 되고 있다.
이번대회에서 서양팀들은 장신이면서도 외곽슛과 스피디한 팀플레이가 두드러졌다. 이제까지 한극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중거리슛은 서양팀들도 상당히 정확해졌다. 특히 미국·브라질등은 개인기가 특출한 반면 조직력이 부족했으나 동구전수들은 개인기보다도 패턴을 구성하는 팀웍이 돋보였다.
또 이제까지 세계 최강으로 군림해온 소련의 철옹성이 미국의 도전에 처음으로 흔들린것이 특기할만하다. 소련은 기둥인 키2m20cm의「세묘노바」가 30세가 넘은것으로 알려져 내년 LA올림픽을 고비로 서서히 미국이 남자농구와 함께 세계최강에 군림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내년5월 쿠바 아바나의 프리올림픽까지 획기적인 전력강화를 이룰 것인지 주목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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