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방학동 집에서 어머니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 혐의로 체포된 탈영병 강모(21) 일병이 둔기로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집에서 태연하게 인터넷으로 판타지 소설과 만화를 봤던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 받은 군 수사당국에 따르면 강 일병은 지난 21일 저녁부터 22일 오전 7시30분까지 자신의 방에서 컴퓨터로 인터넷 게임을 한 뒤 컴퓨터를 끄고 잠을 잤다. 이튿날 오전 11시25분쯤 컴퓨터를 다시 켰고 오전 11시45분 집에서 잠 자던 어머니를 살해했다. 강 일병은 오후에 외출해 은행에서 현금을 찾고 편의점에서 스파게티·과자·삼각김밥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 뒤 불을 지르고 집을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군 관계자는 "강 일병은 검거된 이후 처음엔 아무 말을 하지 않았으나 모친 살해 및 방화 부분과 군무이탈 행적은 진술했다"며 "범행 동기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범행 도구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고 살해 동기 수사를 계속한다"며 "정신감정도 하고 복무 생활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일병은 지난해 10월 부대로 전입해 온 다음 인성검사에서 정신 질환 및 우울증 등을 판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이와관련, 군 관계자는 "당시 어머니와 전화 통화에서 강 일병이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중퇴 때 까지 왕따를 당했고 친구와 어울리지 못한 채 중독 수준의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다는 것을 인지해 A급 관심병사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