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부친, 재미교포 북송 주도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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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부친인 고이즈미 준야(小泉純也.1969년 사망)가 1950년대 말 재일교포 북송사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20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재일교포 북송사업은 1959년말에서 1984년까지 총 9만3340명의 재일 조선인들이 '지상의 낙원'이라는 말을 믿고 북송된 사건으로, 북송된 재일조선인들은 이후 '불온분자' '일제간첩' 등으로 몰려 상당수가 강제노동수용소로 끌려가 소식이 끊겼다.

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 부친 준야는 재일조선인 북송을 전후해 중의원 외교위원장을 지냈으며, 1958년 11월 17일 결성된 '재일조선인 귀국협력회'의 대표위원에 취임해 재일조선인 북송에 적극 가담했다. 당시 '귀국협력회'는 공산당과 사회당의 영향력이 강했던 '일조(日朝)협회' 주도로 결성됐다.

신문은 고이즈미 총리의 가족사를 추적해온 도시카와 다카오(歲川隆雄.58.회원제 잡지 '인사이드 라인' 발행인)씨의 발언을 빌어 "고이즈미 총리에게 부친의 재일조선인 북송 관련 전력은 가장 알리고 싶지 않은 일에 속한다"면서 "야스쿠니 참배에 집착하는 고이즈미 총리가 얼핏 모순되는 것 같지만 일.북 국교 정상화에 연연하는 이유가 아버지의 정치적 배경과 결코 무관치 않다"고 전했다.

한편, 도시카와씨는 고이즈미 총리 부친이 재일조선인 북송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 "당시 그의 선거구인 가나가와 3구에 재일조선인들이 많이 거주하던 가와사키시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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