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멧돼지! 한 달 만에 서울 광장동 출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서울 도심에 야생 멧돼지가 또 나타났다. 몸무게 150㎏, 크기 150㎝가량의 이 멧돼지는 경찰의 추격 끝에 물에 빠져 죽었다.

19일 오후 12시10분쯤 서울 광진구 광장동 한 아파트 단지에 멧돼지가 나타나 아파트 화단 등을 훼손하고 달아났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 등 30명이 추격을 시작하자 멧돼지는 광진도서관 부근에서 한강으로 뛰어든 뒤 천호대교 남쪽 방향으로 헤엄쳐 달아났다.

경찰이 순찰정으로 땅 위로 올라오는 것을 막자 멧돼지는 올림픽대교와 천호대교 사이에서 1시간여 물속에서 버티다 익사했다. 죽은 멧돼지는 이날 오후 광진구청에 넘겨졌으며 구청 측은 이를 폐기 처분할 예정이다. 한국야생동물협회 최성규(66) 사무국장은 "한강 주변 대로에 차가 많아 달아날 곳이 마땅치 않자 당황한 멧돼지가 헤엄을 잘 못치면서도 한강으로 뛰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광진구 주민들은 지난달에 이어 멧돼지가 또 출현하자 멧돼지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도 서울 광장동에 멧돼지가 나타나 주민 2명을 다치게 한 뒤 붙잡혀 도살됐다.

건국대 수의학과 이일범 교수는 "개체 수가 많아 생존경쟁이 심해진 멧돼지가 먹이를 찾기 위해 도심에 자주 나타나는 것"이라며 "광진구 등지에는 도심과 가까운 아차산이 있어 멧돼지가 자주 내려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승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