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선동정치 말라" 박대표 "구국운동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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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오른쪽)과 정세균 원내대표가 19일 경기도 부천 원미갑 정당사무소에서 지도부 회의를 열고 있다. 조용철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오른쪽)와 강재섭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 공방의 주체는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다. 박 대표는 '구국운동'을, 청와대는 '선동 중단'을 촉구했다. 1주일 남은 국회의원 재선거로 여야의 대립이 한층 날카로워지고 있다.

◆ "한나라당 공세는 무책임한 선동정치"=여권의 공세는 청와대가 선도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문재인 민정, 조기숙 홍보수석 등이 참석한 정무관계 수석회의 등을 잇따라 열어 정리한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는 "한나라당과 냉전 수구세력은 지난 3년 내내 나라가 무너진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는 파괴됐던 자유민주주의와 한나라당 집권 시절 IMF 금융위기로 파탄 난 나라 경제를 국민과 함께 힘겹게 다시 일으켜 세우며 여기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특히 "한나라당은 대한민국 안보가 흔들리고 있다고 호도하는 행태를 중단하라"며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던 한나라당 집권 시절의 냉전 장벽을 허물고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여기까지 터 온 것도 그들이 친북 좌파 정권으로 매도해 왔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라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참여정부가 마음에 안 든다고 국가 파탄 운운하며 대한민국을 저주하는 무책임한 선동을 중단하라"고 박 대표에게 거듭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민생을 팽개치고 정체성에 시비를 걸며 구국운동 운운하는 것은 박 대표의 사고가 유신시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권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동국포럼 주최 강연에서 "강정구 교수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지만 정치권에서 구국투쟁을 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 "나라와 체제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한 관계자는 "구국투쟁의 대열을 정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박 대표는 "오늘은 의원님들을 동지라 부르고 싶다"며 "지금 나라와 체제가 무너져내리는 상황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200석 이상을 얻는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를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면 막아낼 의석은 주셔야 하지 않느냐고 눈물로 호소했었다"며 "우리는 국민이 맡긴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표는 전날 "국민과 함께 구국운동을 벌이겠다"고 한 바 있다.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과거 들추기로 다 끝난 정권을 연명하는 게 이 정권"이라며 "노무현 참여정권이 아니라 노무현 과거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사퇴를 넘어 형사처벌 주장까지 나왔다. 나경원 원내부대표는 브리핑에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며 "이는 일정한 권한이 있지만 이를 부당하게 행사했을 경우에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장윤석 의원도 "김종빈 검찰총장이 퇴임사에서 '정치적 중립의 꿈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한 내용 등을 볼 때 장관의 행위는 직권남용죄가 된다"고 언급했다.

최훈.강주안 기자<choihoon@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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