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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썰전] 모친살해 방화혐의 강 일병 'A급 관심병사' 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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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집안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강모(22)일병이 군 헌병대에 의해 검거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군 헌병대가 28일 새벽 0시 5분쯤 서울 역삼동 지하상가에서 용의자인 강 일병을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군과 경찰은 강 일병이 27일 오후 11시10분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편의점에서 체크카드로 음료수를 구입한 내역을 확인하고 위치를 특정했다. 강 일병이 소지하고 있던 수첩에서는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는 내용의 글도 발견됐다.

체포된 강 일병은 즉시 군 헌병대로 넘겨졌다. 그는 강원도 화천의 한 군부대에서 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가 사건이 발생한 이달 22일이 휴가 복귀일이었으나 부대로 복귀하지 않고 연락을 끊은 채 잠적, 탈영한 상태다. 강 일병은 해당 부대에서 복무에 적응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A급 관심병사로 분류돼 있었다.

군대에서는 관심병사가 A, B, C 급으로 나뉜다. 강 일병에 해당하는 A급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거나 자살 가능성이 있는 경우로 심각한 우려 대상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분류와 관리에 대해 보안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관심병사들에 대한 ‘편견’의 시선만 조성해 이들이 군대 내에서 생활하기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발생한 22사단 총기 난사 사건과 28사단 윤 일병 사건에 연이어 또다시 관심병사로 인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회 안팎에서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국방부는 21일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 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정신과 질환이나 심신장애로 6개월 이상 치료받은 이는 5급(제2국민역)판정으로 현역 복무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개정 전에는 1년이상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제2국민역이 됐다. 이번 조치의 목적은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심병사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중앙일보(www.joongang.co.kr)가 토론방 ‘디지털 썰전’에서 ‘정신질환 6개월 치료, 군대 가야 하나’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29일 오후 1시 현재 네티즌들의 투표는 찬성 41%, 반대 59%로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찬성 의견을 낸 네티즌들은 주로 ‘군대’라는 조직의 특수성에 주목했다. “군대라는 곳이 사회와 격리된 공간이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됩니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자살이나 총기난사 같은 최악의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heojungha),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강한 조직력과 소속감, 충성심이 요구되는 군대에 있는 것은 적절치 않으므로 철저히 가려내서 현역병으로는 복무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join2hwang)는 의견 등이다.

반대한 이들은 대부분 병역기피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음을 가장 먼저 우려했다. “군대 면제 가장 쉬운 방법이 정신병자 행세하는 건데…”(happry), “6개월로 줄이면 악용하기 딱 좋을 것 같은데”(insung1207), “논리는 맞는 듯하지만, 예상되는 폐단도 많은 것 같다. 조금 더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보면 좋았을 것 같다”(jeongaya)는 지적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성철씨는 “전체적인 병영생활과 관리개선의 근본 대책없이 6개월의 치료기간 차이가 얼마나 관심사병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까”의구심을 나타냈다.

현역복무로 부적합하다면 다른 대체복무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부대 청소, 공사 등 육체적 노동에만 투입하여 병역근무케 하라! 당연히 총기지급은 해줄 것도 없고”(rok2015), “군대에도 군인도 방위도 아닌 조력대가 필요하다”며 비무장 군부대 창설 필요성을 주장한 의견(jhk0066) 등이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투표하기] '정신질환 6개월 치료' 군대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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